“내 손으로 직접 만든 생리대를 착용하고 생리를 친근하게 맞이하세요” 대안생리대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피자매 연대’ 매닉(30세)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천으로 직접 제작한 면 생리대를 착용한 후 생리가 다정하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한 달 마다 찾아오는 생리를 일회용 생리대로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성껏 제작한 생리대로 맞이하니 생리가 소중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대안생리대 쓰기 운동은 지난해 9월 피자매연대가 월경페스티발에서 사람들에게 일회용 생리대와 탐폰 사용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시작됐다.

매닉씨는 “일회용 생리대의 보급은 일상적인 생리를 귀찮은 것이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비일상적인 것으로 만든다”며 “여성의 편리로 둔갑한 일회용 생리대와 탐폰이 오히려 여성의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일회용 생리대 속에 함유돼 있는 화학물질이 가려움증이나 짓누름 등을 발생시켜 심하면 자궁관련 질환을 유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외국에서 탐폰으로 인한 ‘독성쇼크증후군’으로 36명의 여성이 공식적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은 그 위험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에 반해 면천으로 제작한 대안생리대는 화학제품으로 인한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을 뿐더러 자궁에 손상을 가져올 위험이 적다.

또 대안생리대는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대량 폐기되는 일회용 생리대와 비교했을 때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 학교 정지영 강사(여성학 전공)는 “일회용 생리대는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과 자연을 함께 파괴해 온 하나의 상징”이라며 “대안생리대는 자본주의 예속에서 벗어나 우리 몸을 보호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안생리대가 비위생적이고 불편하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6년간 대안생리대를 사용한 매닉씨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회용 생리대에 익숙해져 있지만 일회용 속옷을 입지 않듯 대안생리대도 자기 몸을 길들이기 나름이다”고 말한다.

현재 피자매연대 홈페이지(www.bloodsisters.gg.gg)에는 대안생리대의 불편함을 개선한 사람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다.

또 피자매연대가 마련한 대안생리대 만들기 워크샵에는 아내를 위해 만드는 법을 배워가는 남편부터 초경을 준비하는 여학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안생리대의 주문요청도 많아지면서 피자매연대는 ‘달거리팀’을 만들어 제작 판매한 수익금은 이주노동자에게 밥을 지어주는 ‘투쟁과 밥’을 후원하고 있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 출발한 대안생리대 운동은 모두가 지나치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의 문제점을 제기함으로써 여성의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우리 몸을 소중하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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