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수) 오후5시 학교 앞 세미나실 ‘가곡’에서 우리 학교 최고운(중문·3)씨와 2002년 12월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이유아(고려대 정경학부 입학 예정)씨가 중국의 동북공정 사업에 따른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한·중 대학생의 생각을 주고 받았다.

­중국이 2002년부터 국가적인 프로젝트인 ‘동북 변강역사와 현상계열 연구공정(동북공정)’ 사업을 실시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다.

동북공정 사업은 동북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주도한 경제 발전 프로젝트다.

동북공정을 통해 경제가 발전한다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동북공정 사업이 정말 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면 티벳 자치구와 같은 지역을 개발해도 되는데 왜 굳이 한국과 국경선이 맞닿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다.

한국이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동북 지역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중국은 정치·경제적인 이유로 55개의 소수민족을 하나로 묶고자 한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한민족의 후예인 조선족을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묶기 위한 사상개조 작업의 하나라고 해석된다.

­동북공정 사업을 바라보는 두 국가 국민들의 관심과 시각이 다른 것 같다.

이=중국은 한국과 다른 사회주의 체제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국민들은 동북공정 사업을 경제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라 여기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최=송나라·명나라 역사서를 보면 고구려를 중국의 소수민족이 아닌 독자적인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중국학자들은 이것을 잘못 기록된 역사라고 주장하며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한국이 고구려사를 중국에 뺏긴다면 한민족이라는 우리의 뿌리는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고구려사를 지키기 위한 시민단체와 학계의 노력은 바람직하나 문제가 커진 후 뒤늦게 대처하는 점은 아쉽다.

­이 문제가 외교적 분쟁으로 확대되지 않기 위해 양국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이=중국 국민들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교적 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한국이 강하게 반발한다면 중국은 사과할 것이고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할 것이다.

최=97년부터 이런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이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벌써 했을텐데 지금까지 해명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중국은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할 마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가 국력을 길러 중국에 대응하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은 희박하다.

중국도 왜곡하지 않은 역사 교과서를 편찬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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