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의원의 의석 점유율이 5.9%로 세계 104위를 차지했다.

국제의회연맹(IPU)이 지난 8월말 조사한 이 수치는 세계 182개국 의회 평균 점유율인 15.3%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북한의 20.1% 비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같은 현실은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남성중심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대변해준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김상희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는 여성의 입장을 전혀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남성중심의 정치에 여성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여성부·법무부·환경부에 여성장관이 등장한 것은 여성정치참여의 큰 성과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유엔개발계획이 올해 7월에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성권한 척도는 70개 국가 중 63위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현재 우리사회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호주제폐지·성매매방지법 등의 제정이 계속 지체되는 것 역시 일부 가부장적 의식을 가진 남성의원들로 인한 남성중심정치의 폐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16대 국회에서 소수의 여성의원들이 모성보호를 강화하는 노동관계법을 개정한 것은 여성들의 활약이 적용된 좋은 일례가 됐다.

여성연합 김기선미 정책부장은 “여성은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여러 사회의 차별과 소외문제에 남성들보다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여성정치참여는 이런 문제의 적극적인 대책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계속해서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성계는 여성들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기운을 본격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내년 총선을 위해 출범한 총선여성연대는 국회의원 비례직 중 50%, 지역구 선출직 중 30%를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사실 여성계는 1995년부터 여성할당제를 주장했지만 각 정당에서의 “능력있는 여성이 없다”는 주장에 부딪혀 여성할당제를 시행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여성할당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정치참여에 관심이 있는 각계층의 여성들이 참여해 지난 6일(목)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가 발족했다.

이 단체는 연고와 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남성중심적 선거를 비판하고 정치에서 배제된 여성을 발굴·지원한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여성후보추천을 받으면서 ‘여성 100인 국회보내기 운동’ 캠페인을 실시하는 중이다.

그러나 남성중심으로 흘러온 정치문화를 여성이 바꿔가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중에서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선거비용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선거에 당장 뛰어들 수 없는 형편이며 각 정당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여성은 다수의 남성들 사이에서 활동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여성끼리 단결을 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한국여성민우회 김상희 대표의 말처럼 여성단체들이 여성의 정계진출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하고 여성정치참여를 위한 단체를 설립해 제도적·경제적으로 여성들을 뒷받침하는 것은 여성의 정치참여에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다.

정치개혁을 모두 원하는 시점에 이와 같은 여성의 주체적 정치참여의 노력은 깨끗하고 전문성을 갖춘 훌륭한 여성인력 발굴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여성의 정치참여는 불법자금문제로 인한 부패의 악순환적 고리를 끊고 양성평등정치를 정착해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의 길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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