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보수세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학생이면 진보적이라는 인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보수주의학생연대·미래한국연구회 등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조직돼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시장경제질서·자유민주주의 수호다.

이에 이들은 안보유지와 경제성장이라는 ‘현실적’이유로 친미·반북을 주장한다.

미래한국연구회의 김진욱 대표는 “반미감정 등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는 애국단체”라고 설립 동기를 밝혔다.

최근 들어 나타나는 이러한 대학생 보수단체 조직화 현상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우리 학교 김수진 교수(정치외교학 전공)는 “예전에는 정치시장을 보수가 독점했기 때문에 대학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할 필요가 없었으나 현재 보수독점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이라며 “과거 저급한 상태에 머물렀던 보수세력에 대한 자성에서 비롯됐다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존 보수세력의 해석은 다르다.

월간조선의 조갑제 편집장은 “대학생 보수단체 조직은 친북·좌파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한 애국운동”이라고 말했고 우리학교 김석준 교수(행정학 전공)는 “민주화 이후 학생운동이 농민·노동자 운동과 분리되면서 학생 본연의 자세로 돌아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대학생 보수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진정한 보수로 뿌리 내릴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결사체들이 조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대학생 보수세력이 수구라 비판받는 기존 보수세력을 답습한다면 대학 내 부는 보수화 바람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강대 손호철 교수(정치외교학 전공)는 “대학생들이 시청 앞에 나가 보수 기독교 단체 등과 한 목소리를 내며 낡은 색깔론으로 치달아선 안된다”며 “건전한 보수는 지성인으로서 대학생다운 학술적·이론적 논쟁으로 상호 건설적인 비판이 오갈 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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