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노래 아시죠? 그 노래에 맞춰 삼각함수 춤을 추겠습니다.

거기 아주머니도 함께 하시죠.” 16일(금) 오후5시 신촌 ‘걷고싶은 거리’ 한복판에 한바탕 판이 벌어졌다.

지나가던 학생의 발길과 장사하던 상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놀이판은 다름 아닌 제3회 신촌 한조각 나눔 축제. “퇴근하는 길에 공연이 너무 재밌어서 보고 있어요”라며 회사원 권점순씨는 박수로 공연에 화답했고 일부러 구경왔다는 상인 이희숙씨는 “그 동안 신촌에 있는 야외무대가 썰렁했는데 모처럼 좋은 공연을 해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이처럼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 뒤엔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신촌 한조각 나눔 축제는 신촌의 주민·학생·구청 3주체가 함께 연대하며 신촌문화를 주체적으로 꾸려간다는 데 의의가 있죠.” 9년째 신촌 목요문화행사를 진행해 온 창천교회 문화쉼터와 연세대 기독교 동아리 <새벽이슬>이 숨은 노력의 주인공이다.

98년부터 자체적인 축제를 벌여온 이들은 2001년 ‘신촌 한조각 나눔 축제’로 명칭을 바꿔 올해 3회째 행사를 치른 것이다.

이같은 지역문화운동을 토대로 신촌의 3주체가 지역문제를 함께 이끄는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표다.

그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것일까? 지난해까지 서대문구청 문화과는 신촌문화축제를 외부 기획사에게 전담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한조각 나눔 축제 준비위원회에게 행사를 맡겨 드디어 주민·학생·구청 모두가 주체가 되는 축제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나 축제 준비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신촌 한조각 나눔 축제 유영종 운영위원장은 “재정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속적으로 함께 일할 사람이 없어 해마다 축제를 열어야할지 말지 고민하기도 한다”고 털어놓는다.

또 세대별·계층별로 추구하는 공연 문화의 성격이 달라 이를 조절하는 것도 올바른 신촌 문화 정착을 위한 또 다른 과제다.

“신촌에 있는 대학 중 연세대만이 유일하게 한조각 나눔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굳이 함께하지 않더라도 신촌을 사랑하는 이대·서강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모임을 결성해 지역주민과 상인들을 함께 끌고가는 문화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연세대 조연호씨(정외·4)는 함께 할 것을 권유한다.

제3회 신촌 한조각 나눔 축제의 또 다른 명칭은 청신호 축제. 신촌문화운동을 통해 학생·지역주민 사이에 빨간불이 아닌 파란불이 들어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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