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2천원에 주인 눈치 안보고 마음껏 쉬며, 천연염색까지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믿겠는가? 상업화 물결 속에 손님이 주체가 되는 오아시스 같은 쉼터, 우리 학교 공대 옆에 위치한 카페 ‘체화당(chewha.cyworld.com)’을 찾아갔다.

체화당은 연세대 이신행 교수(정치외교학 전공)에 의해 처음 구상됐다.

‘학생과 신촌 주민 사이의 연대를 실천하는 장소’라는 취지에 뜻을 같이한 그의 제자들과 함께 작년 7월 문을 열었다.

‘형제간의 우애’를 뜻하는 이름과 걸맞게 주민·학생의 참여 속에 바자회도 한 차례 열었을 정도로 지역 주민과의 연대를 실천했다.

“카페 문 여는 것부터 운영·관리·청소까지 ‘카페지기’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도맡아요.” 연세대 이현주(신방·3)씨의 말처럼 체화당의 주인은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이다.

체화당 만들기에 함께 했던 연세대 송주영(정치외교학 전공 석사 3학기)씨는 “여기 있는 소품 대부분이 학교 폐품을 활용한 것”이라며 지금도 집에서 컵 하나씩 가져와 카페를 꾸미고 있단다.

체화당은 세미나·학회 모임 이외에 체화당을 찾는 사람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실험장’이라는 면에서 여느 문화카페와 차별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토요강좌다.

지금까지 천연염색·종이접기뿐만 아니라 홍콩 교환학생과 함께 홍콩 문화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나무전문가와 함께 남산 등반을 하는 등 그 활동범위가 다소 이색적이다.

이 강좌는 비록 전문적이지 못하지만 체화당 사람 누구나 제안할 수 있고 함께 탐구하고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제3세계 문학 모임과 여행자 모임도 체화당을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 활동하는 소모임이다.

이현주씨는 “혼자서 선뜻 하지 못한 꿈을 여기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구체화 할 수 있는 것이 체화당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런 활동들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맺음이 형성되는 것을 또 다른 장점으로 꼽는다.

체화당의 활동은 비단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주민과의 연대’라는 기본 취지에 따라 신촌지역 소식지 만들기 등의 일감을 만들어 앞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다.

“이화인도 체화당에 놀러 와서 함께 꿈을 키워나가요”라는 이목은(정외·3)씨의 제안처럼 우리도 오늘부터 체화당의 주인이 돼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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