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대학-‘예비직장인’ 아닌 ‘생태주의자’ 기른다

‘나눔, 돌봄, 섬김 그리고 비움’ 녹색대학 개교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둥지, 아현동 감나무집의 황토빛 벽지에 쓰여있는 구절이다.

녹색대학창립위원회(창립위원회) 사람들은 3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개교를 위해 요즘 부쩍 바빠졌다.

녹색대학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에 바탕을 둔 생태주의’이념을 바탕으로 생태운동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배출해내기 위해 내년 3월, 경남 함양군 백진면에 문을 열 대안 대학교다.

95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기존 대학의 문제점을 극복할 환경친화적인 교육기관 설립 논의가 지속되다 지난 해 3월, 창립위원회가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개교 준비에 들어갔다.

녹색대학 주변 2만여 평에는 생태마을이 들어설 예정이다.

녹색대학의 강의 과목과 개설 학과는 녹색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 속에서 만들어진다.

회원들이 녹색대학 인터넷 게시판에 배우고 싶은 내용을 올리면 창립위원회가 이를 수렴해 과목이나 학과의 개설 여부를 결정하는 것. 첫 해에는 생명농업학과·생태건축학과·녹색문화학과가 학부 과정에 만들어 질 예정이고 대학원에는 해당 직종의 전문가를 위해 자연의학과·녹색교육학과 등이 개설될 예정이다.

창립위원회 유병희 사무국장은 “생태에 관한 것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기 때문에 녹색대학 강의는 현장중심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수경 농법에 능한 농부 교수가 있는 곳을 찾아가 그것을 배우는 식이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학생 수, 재정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녹색대학은 비인가 학교로 출발한다.

지방회원들의 자유로운 토론모임인 지역녹색대학사랑방, 1천여명이 넘는 ‘녹색대학을 지탱하는 사람들’, 인터넷을 통해 녹색대학의 회원이 되는 60명이 넘는 사람들의 참여는 녹색대학을 지탱해 주는 힘이다.

자본주의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기존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자연친화적 교육을 하기 위한 녹색대학. 녹색대학을 원하는 이들의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로 일궈낸 녹색대학은 대학 환경대안교육의 첫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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