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평화주의자 오태양씨

불교신자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해 화제가 된 오태양씨. 그는 현재 2개월째 자비의 집에서 기거하며 무의탁 노인을 돌보고 희망학교 아이들 급식을 담당하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대학생 때부터 평화문제에 관심이 있어 북한동포 식량지원 등 사회봉사 활동을 꾸준히 했다.

그러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해 감옥생활을 하게 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군대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작년 3월 불교수행자로서 불살생(不殺生)계 등의 5계(戒)를 받은 후 이를 삶의 지표로 삼고 비폭력적인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입영 날짜인 작년 12월17일 병무청에 가서 입대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 의사를 밝혔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심적’이라는 이유는 제쳐두고 병역‘거부’라는 행위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동성애가 처음 공론화 됐을 때처럼 양심적 병역거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제 겨우 인정됐기 때문에 이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간 거론조차 되지 못했던 이 문제가 표면화된 것 자체로 사회가 예전에 비해 많이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국방의 의무를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헌법에도 명시돼 있듯이 개인은 양심에 따라 행동할 자유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임무가 있다.

이 두 개의 기본적 가치가 상충할 때 다수의 의견에 반한다고 무조건 소수의 양심을 꺾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고 이 둘이 공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사회의 편견에 맞서 신념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우선 감옥에 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치명적인 일이고, 마음 아파하실 어머니가 많이 걱정돼 고민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에 충실하면 두려움이 없어진다.

세상이 나를 비난하고 죄인 취급을 해도 불살생 계율, 평화를 실현코자 하는 결심이 섰기 때문에 이제 괴롭지 않다.

이번 일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오히려 행복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평생 사회봉사를 하면서 살고 싶다.

감옥에 갔다온 후에도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대체복무 마련을 위해 꾸준히 활동할 것이다.

나는 감옥에 가더라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자 하는 다음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국방의 의무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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