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강경대 열사 추모 사업회’ 문치웅씨 인터뷰

‘91년 5월’이 최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양하다.

그렇다면 10년 전 5월, 역사의 현장을 경험한 이들은 그 해를 어떻게 기억할까. ‘고(故) 강경대열사 추모사업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지대 91학번 문치웅씨를 만나 당시 경험과 느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강경대 열사의 죽음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그 때 난 대학에 들어온 지 채 두달이 안된 새내기였다.

하지만 주위에서 그런 일이 있게 되자 모두들 자기도 ‘또다른 강경대’가 될 수 있다는 의식을 하게됐던 것 같다.

나부터도 그 전에는 양심적 수준의 참여만 하다 본격적으로 학생회 활동을 시작했고 학생들도 ‘친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고’투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비록 그것이 정치적 투쟁이 아닌 학내 사안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싸우면서 ‘나 혼자가 아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다.

▲ 투쟁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호응은 어느 정도였나 시청역에 강경대 열사의 분향소를 마련했던 적이 있다.

물론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우리를 저지하려던 전경을 지나던 시민들이 막아주기도 했었다.

또 장례비용 마련을 위한 명동 거리모금 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집회 중에 한 할머니가 내 손에 쥐어주시던 만두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 91년 투쟁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를 한다면 마지막에 있었던 운동세력의 도덕성·폭력성 시비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분명 나름대로 이 투쟁의 의미와 성과는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이에 대한 평가작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앞으로는 활발한 학술적 연구가 뒷받침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11명의 열사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열사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10년 전의 경험들이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20대, 대학 새내기 시절은 처음으로 제도화된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관·세계관을 고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이런 충격적 경험을 한 것이 내게는 ‘실천’에 대한 확신을 가져다줬던 것 같다.

양심적이고 옳은 일에는 단순히 인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 말이다.

또 내 삶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만큼 역사·사회의 주체가 되야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현실 기자 rulurala@ewha.ac.kr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