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다녀와서

책상과 각종 사무기구들, 그 속에서 각자 일에 분주해 보이는 이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실은 여느곳과 별 다를 것이 없었지만 회의실 한 켠을 가득 매운 의류 박스들이 이 곳에서 하는 일을 대강 짐작케 했다.

"북에 전달할 스웨터와 목도리에요. 물량을 대겠다는 곳이 생겨 다행지만 추운 날씨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보내야 할텐데..."회원사업본부장 윤지열시의 걱정에서 따스한 정이 묻어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96년, 세계 각지의 "우리민족"이 모두 잘 살 수 있게 "서로 돕자"는 취지로 결성한 민간단체다.

그 동안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사업에서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은 중국 및 러시아 동포돕기에도 열심이다.

지금이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지부가 있을 만큼 규모가 크지만 결성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껄끄러웠던 것이 사실. 그러나 계속 전해지는 북한의 식량난 소식에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이 모였다.

대부분이 학생회나 노동 운동 등 경험이 있던 터라 활동에 제약이 있을까봐 걱정하던 중,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종단 지도자, 유명 인사들이 대표를 맡는 식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동해 잠수함 사건때는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북한 사정이 차차 알려지자 시민들의 참여 열기는 전화받는 사람만 20여명을 두고 많게는 하루에 약 1억원 가까운 성금이 모일 만큼 뜨거웠단다.

이후 다른 곳에서도 단체가 하나 둘 생겨나면서 "민간 차원의 접촉과 교류에 물고를 튼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지열씨는 "한 번쯤 성금이라도 냈던 사람은 북한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를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우리의 "북한관"을 개선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반응이다.

옥수수. 계란, 감귤 등 먹거리에서부터의류, 염소, 손수레, 얼마 전의 농구공까지. 다양한 물품을 수 차례 지원해왔던 이들은 받는 쪽도 고려해 자존심을 상하게 할 만한 헌 물품이나 영문이 있는 것은 보내지 않는다.

돈이 아닌 물자로 지원하는 것은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수도 있다"는 일부 오해 때문만은 아니다.

순수한 "인도적 지원단체"인 이들에게 북한에서 갖가지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현재도 북한의 사정은 "굶어 죽는 사람이 넘치는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외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심지어 책 만들 종이가 부족한 적도 있었다고. 한 단첵 아무리 지원을 한다 해도 북한문제는 해결이 힘들지만 이들의 계획은 야무지다.

특정지역에 시범 농업단지 조성, 북한에 적합한 양잠업 육성, 주민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한 염소기르기 등 구체적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다.

최금 대북관계를 두고 "끌려다닌다", "주기만 하고 받는 것은 없다" 는 등의 주장에 대해 이들은 "통일을 언젠가 이뤄야 한다면 지금부터 조금씩 나눠 함게 잘 사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한꺼번에 많은 것을 나눴을 때 생길 혼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중국 조선족 사회 전체를 휘청이게 한 조선족 사기피해에 있어서도 피해자의 우리나라 초청, 자매결연 사업을 추진중이다.

연변의 약 200만 동포 중 드러난 피해자만도 1만7천 가구에 이르고 있고 이는 한 사람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감안할때 피해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분명 같은 동포인 이들과 통일 이후 경제적 접촉을 할 가능성이 높기에 문화적 교류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운동의 핵심은 "나눔"입니다.

나누는 것은 진정한 발전을 위한 바탕이죠"라는 이들이 지금껏 묵묵히 해왔던 "우리민족"을 위한 행보를 계속 내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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