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의료 보험료, 뒷걸음 치는 복지혜택
뛰는 의료 보험료, 뒷걸음 치는 복지혜택
  • 이대학보
  • 승인 2000.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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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염을 앓고 있는 이몽이는 집안 형편이 넉넉치 않지만 매달 푼푼이 내고 있는 의료 보험료 덕분에 그리 큰 부담없이 치료받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월급에서 의료보험료로 공제되는 액수가 늘어나면서 이몸이의 근근한 형편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진료 후에 직접 지불하는 액수도 줄어든 것은 아닌데 그 후로도 이몽이는 위염치료 내용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 × ×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로 약 20여년 동안 시행돼 왔던 의료보험제도가 도마에 올라 있다.

적어도 올해 안에 의료보험료를 인상할 것이라 발표한 정보와 그에 반대하는 건강 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이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측은 가장 큰 이유로 의료의 질 향상과 혜택의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즉 현재까지 적립된 의료보험료로는 새오룬 의료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이나 노인층 증가에 대한 대책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적어도 올해 안에 재정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인상폭을 결정할 입장이나 민간단체들은 약 20%정도가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보험정책과 박민수 사무관은 “양질의 의료구조를 위해 국민들도 적정수중 부담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의료보험료 인상이 정부가 선전하는대로 의료의 질 개선과 직결될 것인지 의문이라는 견해다.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수입이 줄어들게 되므로 그 감소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의료수가르 ㄹ올해 안에만 네 번에 걸쳐 우리 나라 전체 의료보험료의 40%에 이르는 3조 7천억원 가량 인상했다.

그로 인해 인상폭을 메꾸기 위한 고스란히 부담은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즉 국민의 부담은 늘어났지만 의료 서비스의 질은 변한것이 없는 채 의사들의 이익을 위해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건강연대에서 정책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울산대 의대 조흥준 교수(가정의학 전공)은 “보험료 인상에 상응하는 혜택이 있기에는 의료구조상 의사들의 순수익으로만 돌아가는 등 부당한 지출이 많다”고 비판한다.

더불어 올해 5월부터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존 의료보험보다 다소 비싼 민간의료보험조기도입이 적극 검토됨에 따라 앞으로 중상류층 이상의 국민들은 MRI촬영 등 기존 의료보험으로는 적용되지 않던 진료까지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는 등 고소득층일수록 더욱 많은 혜택을 받게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의료의 질은 변한 것이 없는 채 보험료 인상에 대한 서민들의 부담은 고소득층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도 연결될 우려가 있다.

즉 공공의료 차원이 의료보험이 개선되기 전에 각 회사마다 보다 수준높은 진료혜택을 지향하며 내놓을 민감보험이 도입되면 사회보장제도로써의 의료보험제도의 의의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의료보험 정책에 대한 반대서명을 벌이고 있는 사회보험노조의 이태하 정책실장은“평등한 치료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의료보험제도가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 형태의 진료구조를 만든다”며 정부 정책의 모순을 지적한다.

보건복지부측은 그러나 일단 혜택의 범위를 기존에 적용되지 않던 과목으로까지 넓히기에는 현재 재정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보험료가 인상될 경우 간이식이나 골다공증 치료같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주요 시술에도 혜택을 적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예방의학 쪽으로도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한다.

민간단체가 가장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의료수가 증대문제와 관련해서도“정부가 국고에서 지원한거”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민간단체 측에서는 정부의 정책겨정과정이광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전적으로 신뢰하기엔 근거가 부실하다고 비판한다.

민간측은 정부측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닌 국민드르이 합의를 거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태하 정책실장은 “대책위원회에 노동자, 농민들과 같은 실수해자들도 포함시켜 다양하 ㄴ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현재로써는 의사와 정부의 이해관계가 얽힌 졸속적인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강연대는 지난 8월 적정부담­적정수가­적정급여의 길 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보험료 인상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결과가 어떠한지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의료보험료 인상은 환자들, 특히 서민층 환자들에게는 큰 보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얼만큼을 인상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인상하느냐라는 것이 민간단체들의 의견이다.

즉 이왕 인상하는 것이라면 그 과정이 공정하다는 것을 서민들에게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후에 정부가 내건 목적대로 혜책의 범위를 넓히고 의료계 파업등으로 허술해진 의료서비스를 다시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