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상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난지도는 한강에 있는 여의도 크기의 섬이다.

78년 서울 유일의 빈 땅이라는 이유로 쓰레기 및 오물 처리장으로 지정돼 93년 3월까지 약 15년동안 서울에서 나온 쓰레기를 매립해 온 곳이다.

쓰레기 매립장이 김포로 옮겨진 지금도 난지도에 쌓여있는 쓰레기량은 8.5톤 트럭 1300만대분인 9197만2천 입방미터에 달하고 있다.

70년대에는 음식쓰레기등 생활쓰레기가 대부분이었으나 80년대 86 아시안 게임과 88 서울 올림픽 전후 급속한 개발이 진행되면서 산업 폐기물과 건축 폐자재, 하수 슬러지 등이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폐기물들은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당시, 서울 시민들이 배출해낸 생활 쓰레기와 합쳐져 난지도 매립지 과포화를 가속화시켰다.

결국 난지도에 매립된 쓰레기는 당호 계획된 매립 높이였던 45m를 훨씬 넘어 90여m 짜리 거대한 쓰레기산 2개를 형성한 뒤에서야 매립이 중지됐다.

난지도는 매립이 중단된 지 7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쓰레기장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난지도는 예전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던 생태지역이었다.

샛강 근처에는 갈대, 줄과 같은 습지식물이 자랐고 주민들이 무, 배추, 땅콩 등을 가꾸던 채소밭이기도 했다.

꽃섬이라는 뜻의 섬이름처럼 철따라 꽃이 피어 화훼단지가 조성되기도 했으며 수만 마리의 겨울 철새가 날아들어 머물기도 했다.

그러나 쓰레기 매립으로 생태계가 크게 훼손돼 93년 매립이 중단됐을 때 생명이 거의 자랄 수 없는 불모지가 됐다.

매립된 쓰레기로부터 나오는 가스와 침출수의 누출·척박하고 메마른 토양 환경 등의 조건은 생물이 다시 생육하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예상됐었다.

현재도 쓰레기 중량으로 인한 지반 침하가 지속되고 있고, 배수 불량·산업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 방출 등 식물 생장에 많은 악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난지도에 개망초·서양민들레·코스모스 등의 귀화식물이 움트기 시작했다.

현재 난지도 서식 식물의 약60%를 차지하고 있는 귀화식물은 파괴된 생태계가 되살아날 때 맨 처음 나타나는 식물 종이다.

생태 측면에서 먼저 귀화식물이 토양을 부양시키고 이어 다년생이 침입하면 토양이 고정되면서 쑥, 칡, 환삼덩굴 등의 자생식물이 들어서게 된다.

지금 난지도에서는 귀화식물에서 자생식물로의 대체가 진행 중이며 다양한 식물종이 번식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곤충류, 뱁, 오소리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난지도 생태계가 다시 복원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 동산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으나 이제는 그 자연적 생태계 복원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새로이 생성되는 생태계 연구지역이 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 관리와 개발 방식은 앞으로 생기게 될 지방 도시의 쓰레기 매립지에 대한 관리, 복원과 이용의 선례를 남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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