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상상력이 빚어낸 푸른 유토피아
자유로운 상상력이 빚어낸 푸른 유토피아
  • 이대학보
  • 승인 200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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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시계를 버리고 자연의 시간에 몸을 내맡기는 세상, 유교적인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반말을 하는 세상, 채식을 하며 간섭없이 각자의 자율을 존중하는 세상… 청년 생태주의자들의 모임 ‘KEY’(Korea Ecological Youth)는 이런 새로운 세상의 실현가능성을 실험해 보고있다.

KEY는 말 그대로 생태주의를 꿈구는 자유로운 젊은이들의 모임이다.

김은경씨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백수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장난스레 자신들을 소개한다.

8월11일(금)~16일(수) 강화도에서 열린 ‘에코토피아(ecotopia) 2000’는 자유로운 그들이 기획한, 고정관념을 깬 실험과 도전으로 가득한 행사였다.

에코토피아는 시작부터 새로웠다.

참가자 60여명은 무공해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강화도까지 이동했다.

김은경씨는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자전거의 권리르 찾기 위한 상징적인 시도”라고 설명한다.

또 에코토피아에서는 권위주의의 근원인 유교관습을 깨고 반말 사용을 제안한다.

에너지 효율면세어 육식에 비해 생태계에 더 이로운 채식을 주신단으로 한다.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해뜰 때 일어나고 해질 때 잠들면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모여 별자리 보기, 갯벌탐사 등을 함께 하기도 했다.

에코토피아에서는 권위주의, 인쥐적인 규칙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그들은 “취침시간이나 식사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았고 시키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이 따로없는, 모두가 자율적인 관계였조”라며 에코토피아의 자율성과 평등성을 강조한다.

물론 모ㄷ 일상에 젖어있던 평범한 사람들이 모인만큼 반말 사용과 채식이 잘 안 지켜지는 등 완전한 에코토피아가 되지는 못했단다.

“그러나 참가자가 주체가 되어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는 만큼 앞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잠재력을 가진 행사”라고 김은경씨는 말한다.

단 앞으로도 자연에 가장 가까운 세상을 재현해 보고자하는 그 의미는 변함없다.

올해 2회를 맞는 ‘에코토피아’는 원래 청년학생 한마당 등의 축제에서 KEY가 마련한 환경 부문 프로그램이었다.

이겅이 작년부터 하나의 독립적인 행사로 분리돼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그런데 알고보니 유럽 몇몇 나라에서 이미 10여년 전부터 같은 이름의 비슷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고 하니 에코토피아는 인긴이 품고 있는 공통의 이상향인 모양이다.

시작은 달랐지만 앞으로 유럽의 에코토피아와도 교류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 과천 관경운동연합 사무실에 ‘얹혀’살고 있는 KEY는 매년 열리는 세계기후협약 등 국제적인 행사에도 참여하면서 인터넷 환경방송, 녹생에너지 소식 발간 등의 활발한 화롱을 펼치고 있다.

“사실 에코토피아 준비하느라 녹색 에너지 소식 발간도 미루고 있어요 빨리 해야되는데…”웃으며 말하는 강은주씨의 얼굴에서 틀에 얽매이지 않는사람들의 여유가 보인다.

인간이 만든 온갖 규율들로부터 벗어나 원래의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는 삶 이런 삶이 결국은 자연에 어울려 사는 세상, 에코토피아가 아닐까. 종이컵은 안 쓴다며 옹기컵에 맥주를 따라주면서 햄뺀 김밥을 권하는 그들. 김광원씨가 라면을 끓여 대접한다고 하자 김은경씨가 소리친다.

“형, 라면물 안 남게 잘 맞춰서 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