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치있는 한오겡 꾸려진 ‘버마 민주화를 위한 모임’사무실은 시원한 바람이 부는 한여름의 대청을 연상케 했다.

사무실을 둘러 보며 작은 텃밭이 주는 정겨움이 느껴졌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정확히 인권운동 단체 ‘나와우리’의 사무실인 그곳은 사무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2000년 2월, ‘나와우리 내 소모임으로 출발한 ‘버마 민주화를 위한 모임’의 인상은 사무실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62년 이후 군사독재의 탄압 속에서 민주화를 위한 활동이 불가능했던 버마의 상황, 난민신청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우리 정부의 배타적 자세가 이들의 활동을 정겨울 수만은 없게 만든 탓이다.

‘버마 민주화를 위한 모임’은 민주정부 수립을 목표로 발족된 버마민족민주동맹(NLD, 서기장 아웅산 수지)의 한국지부를 지원하고 한국 시민단체들과의 연계를 도와주는 역활을 한다.

97년 이후 한국체류 버마인들이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던 중 NLD본부와 연결돼 99년 NLD한국지부가 출범했다.

하지만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이국땅에서 활동하는 게 순탄할 리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한국의 학생·사회 단체들에게 연대를 요청, 버마대사관 앞 시위를 비롯해 각종 집회를 열었고 이때 참여한 한국인 활동가들이 모여‘버마 민주화를 위한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인 시점은 NLD 한국지부 대외협력국장 샤린(25세)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강제소환 될 처지였던 지난 3월. 반정부활동을 벌인 샤린이 본국으로 강제송활 될 경우 15년 이상의 징역은 물론 탄압을 받을 것은 자명했다.

이에 나와우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14개 인권사회단체들은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재 샤린은 보호조치가 해제됐으며 NLD 한국지부 소속 20여명의 회원들은 난민신청서를 제출해 심사과정에 있다.

우리 정부는 92년 국제난민조약에 가입한 이후 8년 동안‘입국 후 60일 이내에 난민 신청을 하지 않았다’,‘불법 체류자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난민지위 인정을 거부해오가 최근 카메룬 출신의 정치 활동가를 최초의 난민으로 인정했다‘버마 민주화를 위한 모임’김종현씨(서울대 종교·4)는“이는 인권의 보편성을 상실한 비합리적 논리이며 난민에 대한 불인정은 인권침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느 ㄴ미군의 노근리 학살을 비판하면서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 학살을 묵과하고 탈북 난민의 보호를 요청하면서 자국의 난민을 거부하는 ㄱ정부 태도를 지적한다.

비로 이점이‘왜 버마와 연대하는가’란 의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김종현씨는“한국에서 버마의 민주화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우리에게 연대를 요청하고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 그들과 연대할 수 있는 토대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입장만 알리고 관심을 끌어들이려는 형태를 벗어나 Give and take, 즉 협력을 통한 연대가 이뤄져야 하죠”라 말하는 김종현씨. 또한“제 3세계의 연대를 통해 강대국의 횡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발견하지 않을까요”라며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와의 연대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의 배타적인 사회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을 통해 진정한 인권국가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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