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맞이 독도탐사단 참가대원 인터뷰

"어서 나가요! 비상, 비사앙~" 고요한 새벽 독도 선착장에서는 여느 때와는 달리 고성이 오간다.

탐사단이 독도에 발을 들여놓자 경비병들은 일제히 이들을 저지하며 낭독하고 있던 주권수호 선언문을 빼앗았다.

의대 독도문제연구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단체 및 개인 1백여명이 참여한 "새천년맞이 독도탐사단"의 이번 행사는 독도 입성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충분히 실감케 한다.

배를 빌리는 과정에서도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했다.

선주들이 갑자기 배를 빌려줄 수 없다고 통보해온 탓에 출항할 수 있는 배는 한백호 한 척 뿐. 독도문제에 민감한 정부의 압력이 있었으리라는 의혹들이 난무한 가운데 16명만이 독도에 상륙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던 행사는 결국 참가자 전원이 독도에 가기로 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민족의 성지에 도달했다는 기분에 가슴이 울컥하더라구요." 독도탐사단 참가자로 경비병들과 마찰 끝에 새천년을 독도에서 맞이한 외대 독도문제 연구소 이원석군(인도어·3)은 독도에 첫 발을 내딪었을 때의 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TV에서 봤던 독도 일출 장면이 너무 멋있었기 때문에 95년 독도문제연구회와 인연을 맺었다던 그는 독도문제와 관련한 각종 전시회 개최, 울릉도 탐사 등의 활동을 해왔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울릉도에서 뗏목으로 독도까지 갈 수 있어요. 88년 선배들이 그 내용을 재현해 72시간의 항해 끝에 독도에 가기로 했었다"며 독도는 역사적으로도 우리 땅임이 분명하다고 말하는 이원석군. 현재 정부는 외교적인 문제와 생태 보호를 이유로 독도의 민간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그는 "북한보다 더 가기 어려운 곳이 독도"라 전하고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일본의 눈치를 보며 어민들조차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독도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측은 무능력함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말하는 그는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정부에 조속한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권리를 주장해야죠" 독도 문제의 심각성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데 노력하겠다는 그의 모습에서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을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를 엿본다.

심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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