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봉사·학술 활동 등을 통해 건전한 사회비판 세력돼야

학내 곳곳에서 보이는 동아리·소모임들의 대자보, 여성위원회의 ‘기지촌 이정숙씨 살해사건 규명 요구’, 한울타리의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 모금’ 등 동아리·소모임 소개부터 지역·세계 사회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것까지 그 범주는 매우 광범위하다.

대학생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반영하는 목소리가 이제는 동아리 또는 학내에 머물지 않고 사회로 울려퍼지면서 흔히 NGO라 불리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 부분과 연관성을 갖게 된다.

NGO(NAn-GOvernmental Organization)는 비정부기구이며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민간단체를 말한다.

성공회대 사회복지대학원 NGO 학과장 조희연 교수는 “대학생들이 사회개혁의식을 갖고 대학의 무대를 뛰어넘는 활동을 할때 넒은 의미의 NGO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학생들이 NGO에서 다루는 주제들을 자기화하고 사회적 활동 능력을 축적·실천한다는 점에서 동아리의 성격을 넘어 사회와의 직접적 관계맺기 방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80년대 학생운동 맥 잇는 대학생의 사회참여 활동 대학생들의 시민사회운동의 참여는 80년대까지 대학사회에서 활발했던 학생운동의 맥을 잇는다.

당시는 동아리나 소모임의 활동 조차도 학생운동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80년대말 시작된 민주화 열기로 인해 시민을 위한 정치적 활동 공간이 늘었고, 여러 부문에서 시민단체들이 사회개혁을 화두로 전문화·다양화된 활동을 펼 수 있게 됐다.

과거 비합법적 경로를 통한 학생운동 주도의 사회운동이 합법적 공간의 시민사회운동으로 계승돼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즉, 80년대에 정권 타도라는 정치적 입장을 가졌던 학생운동이 새로운 시민사회운동으로 넓은 시각, 다양한 운동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의 사회 흐름을 반영하듯 99년 개설된 성공회대 사회복지대학원 NGO학과에는 현재 시민운동실무자를 주축으로 16명이 공부하고 있다.

심광진씨(성공회대 NGO대학원 2학기)는 “학과 자체가 진보적이며 시민운동의 이론·실제·기술을 연마해 졸업 후 학생운동의 한계를 넘는 평화운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NGO학과는 현실 운동의 이론화 작업, 전문적 실무력 제공 등 자신의 관심분야에서 사회 운동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여비NGO 활동의 유의미성 대학생들의 예비 NGO 활동은 두가지 측면에서 사회적 유의미성을 가진다.

부산 참여연대 박재율 사무처장은 대학생들이 NGO 관련 사회 활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 “학생들도 시민 사회를 미리 체감해 건강한 시민으로 바르게 자기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운전을 시작하기 전에 도로연수를 하듯 학생 때 미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참여하는 연습을 하자는 의도이다.

이는 곧 시민이 무관심한 현재의 시민운동을 대중적 사회운동으로 이끌어 가고 여론수렴의 대의기능을 가능케 해 이후 그들이 바탕이 될 미래 시민사회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이다.

다른 측면에서 대학은 그들의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대사회적 기능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90년대 들어 대학 깊숙히 침투한 자본은 경쟁의 논리를 가속화시켜 사회에 무관심한 대학생, 기득권 엘리트층의 양성소로 전락한 대학을 만들고 있다.

이런 대학의 역기능적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증가하는 대학생들의 NGO 활동은 지역봉사활동, 학술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활동과의 연계지점을 되찾아 대학의 사회봉사·비판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

다양한 분야의 대학생 NGO활동 현재 대학생들의 NGO활동은 그 목적, 규모, 활동방식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크게 YMCA나 경제정의실천연합과 같은 사회단체에 부설된 대학생 단체와 우리학교 손지, 똘레랑스처럼 대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동아리·소모임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21그룹에서 활동 중인 우리학교 송아미양(정외·4)은 “앰네스티의 경우 기구의 체계적인 운영으로 운동방향의 설정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반면?“대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소모임은 시민단체에 소속된 모임보다 적극적, 진취적일 수 있고 성취감도 클 것”이라고 개인 소견을 밝힌다.

그러나 실제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동아리 중 일부는 선배 관계, 나이 제한 등 폐쇄적인 경향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21세기 대안세력이라는 NGO는 현재 학생운동과 함께 사회개혁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이러한 사회활동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역할로서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제3섹터인 시민사회운동에 대학생들의 움직임은 신선한 도전이다.

봉사활동이라는 나눔의 몸짓과 함께 기존의 사회단체가 가진 모순점을 비판·보완하는 세력으로 대학생의 사회적 역량은 시민사회의 새로운 대안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내에서 시작되고 있는, 사회를 겨냥한 예비 NGO들의 움직임에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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