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155마일 평화대장정’참가자 인터뷰

“통일은 너무 당연한 거예요. 배고프면 밥먹는 것 처럼요” 그녀는 너무 예뻣다.

한달 가량의 개장정으로 온통 가맣게 그을린 피부가 매력적이여서만은 아니였다.

‘통일’하면 남의 나라 먼 이야기 인듯 느기는 우리 또래 여느학생들과 달리 통일에 대한 평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또한 열정적으로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성숙한 아름다움이 배어나왔기 때문이다.

박저희 정권에 대항해 민주화를 외쳤던 재야인사 고 장준하 선생의 손녀 장정아씨(명지대산업공학·2) 그녀의 여름 방학을 남달랐다.

북녘어린이돕기 성금모금을 위한 ‘휴전선 155마일 평화대장정(평화대장정)’이 바로 그녀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캐나다 동포인 남정빈씨가 제안했다는 걸 듣고 북한과 가깝게 살면서도 북한의 실상에 대해 무관심 했던 내 자신이 정말 한심스럽더라구요 그러면서 슬며시 오기가 생겼어요.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란 일념이요.” 그 선택의 댜가로 매일 30km 이상을 뛰고 걸으며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했다.

발은 퉁퉁 부어오른데다 물집까지 터지고 땡볕 아래서 걷다가 여러번 탈진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천리를 완주하는 날 그 먼 길을 달려온 이유를 깨딛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연변의 북한 소녀가 인신매매 당하는 모습을 기억하면서, 굶주림으로 삐쩍마른 북한 어린이들을 생각하면서 또 자신의 생활을 뒤돌아 보면서 그렇게 그녀는 한 걸음씩 내딛었다.

그녀가 지나온 거리 만큼 그녀의 마음의 키도 함께 자라고 있었던 게 아닐까? 결국 15일 임진각까지 천리를 완주하고 대원들 모두가 서로 부둥켜 안고 펑펑울었다고 한다.

그 눈물이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위해서 앞으로도 많이 노력하자는 다짐을 하면서. 그녀는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우리 청년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그녀에게도 할아버지의 통일에 대한 못다 이룬 염원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듯 했다.

“1999년 여름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전 아마 이번 경험에서 얻은 힘으로 살아갈 것 같아요.”다아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통일의 미래가 한 발짝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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