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퇴, 대기족, 잠수족, U턴족... IMF 이후로 대학가에서 퍼진 신조어들이다.

명퇴족에 빗대어 지어진 노가리퇴, 너가리는 명태보다 작은 것으로 회사의 정식 입사도 하기 전에 회사의 해고 통보를 받는대졸 취업자들을 뜻한다.

잠수족은 취업을 포기하고 두문불출하는 사람들이며 U턴족은 유학을 가려했다가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 절업이후 사회로의 두근거림을 잿빛 절망으로 바꿔놓는 사회에 대한 원망섞인 말들이다.

현재 대학가에서 졸업예정자들의 반응은 다양한데, 이중 시간을 벌어보려는 더피성 대처들이 대부분이다.

남학생들은 주로 군대를 가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병무청의 발표에 따르면 입영희망자가 늘고 있는 데다 징병검사 대상자도 늘어나면서 군 입대에 경쟁이 붙었으며 군에 빨리 갈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 김모군(전기공학부·4)은 졸업을 미루고 병역특례업체로 가서 3년 동안 일하며 군복무를 대신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보인다.

IMF 이후 병역특례업체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률이 높아졌고, 만일 근무중 3년내에 해고되면 근무기간 1/3만이 병역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군대에 다시 들어가야 한다며 쓴 웃음을 짓는다.

이런 것 말고도 가장 흔하게 펴져 있는 것은 유학하는 방법, 이에 따라 편입도 크게 늘어났다.

IMF 이전부터 부었던 고시 열풍은 이제 선택, 평생직자을 보장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시를 통해 안정적인작장을 얻으려는 이유다.

심지어전공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과계열의 학생들도 고시에 뛰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피를 넘어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크다.

악세사리를 직접 만들어 팔기도 하고, 취업이 어려우니 아예 벤처기업을 차리고, 복수전공의 확대를 통해서 스스로를 키워나가려 노력하기도 한다.

또한 졸업준비위원회를 스스로 결성해서 취업난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대학 입시 후엔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들도 많이 달라졌다.

서울대 안모군(의예·2)은 도서관에 취업생보다 학점을 잘 받아두려는 재학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귀뜸해준다.

서울산업대나 서울여대 등의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한다.

다양한 대처와 방안들. 하지만 결국은 시간과 돈을 벌어 이 시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치한다.

그 잿빛 그름이 걷히고 환한 햇살을 보기를 기다리는 예비졸업자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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