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5%, 이마저 쌀을 제외하면 5%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IMF경제체제 이후 국내 1·2위의 채소 종자회사 홍농종묘와 중앙종묘가 다국적 종묘회사인 세미니스에 인수돼 한국종사회사 70%가 이미 다국적 기업에 넘어간 것으로 밝혀져 자급자족 적 식량시스템 붕괴로 인한 식량대란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이는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는듯 하다.

미국 환경운동 단체 월드위치에 따르면 1998년∼99년 세계곡물비축량이 92∼93년(81일분)에 비해 60% 수준인 48일분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이대로 가면 2015년까지 식량난에 허덕이게 될 인구는 8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식량대란에 대한 우려를 반박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곡물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력 향상으로 장기적 식량스급은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주로 국제공물상사(곡물메이저)가 포진하고 있는 농산물수출국 중심으로 얘기되고 있다.

이른바 ‘제2녹색혁명’이라 불리는 이러한 주장은 인류에게 ‘캡슐 하나로 1주일간의 포만감을 보장’하며 ‘기아의 종말’이라는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과연 실현될 것인가. 박병상 소장(인천 도시생태 환경연구소)은 이를 가리켜 “지구촌에 식량문제는 없고 다만 분배의 문제만 있을 따름”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생명공학을 통한 ‘제2녹색혁명’은 생산성 향상에는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주체가 다국적기업이라면 향상을 통한 식량은 ‘인류’가 아닌 생명공학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곡물메이저의 ‘이윤’극대화를 위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이 현재 지배하는 식량의 총 칼로리는 지구 인구의 두배를 먹여살릴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의 15%는 만성 영양부재에 시달이고 있는데 반해 선진국 사람들은 비만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곡물 메이저 주도의 생산성 향상은 식량배분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환경파괴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르지 않은 토마토’, ‘제초제 저항성 콩’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 조작이 그 예이다.

세계 최대의 제초제 생산업체인 미국의 ‘몬산토’사는 현재 모든 식물에 독성을 발휘하는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와 이에 저항성을 가진 콩을 생산해 대량 유통시키고 있다.

생식력 없는 ‘제초제 저항성 콩’은 수확과정이 편리해서 98년 현재 3년만에 미국 콩의 28%, 2년만에 아르헨티나 콩의 18%를 장악한 상태다.

이에 대해 “엄청난 시장 잠식력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다국적기업에 대한 농업의 종속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환경운동연합 정책팀 마용운씨는 “유전자 조작으로 얻어진 결과물이 아직 안정성조차 검증받지 못한 상태이고 장기적으로는 식물의 다양성 파괴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식량의 무기화는 이윤의 극대화 논리로 인간을 객체화시키는 신자유주의의 한 부분이다.

지배와 종속의 패러다임은 이미 경제 뿐 아니라 인간의 먹거리까지 알게 모르게 침투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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