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노동자가요제」에 부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노랴문화창조와 소리의 마당 제1회노동자가요제가 16일(일) 오후4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노동자가요제는 주간전국노동자신문이 창간 1주년을 맞아 벌이는 노래 한마당「우리, 노동자2」공연과 함께 열리는 행사였다.

3천5백여명이 노천극장을 가득 채우며 시작된 노동자가요제는 건설일용노종다, 택시기사, 방송인, 간호사, 일반시민, 학생등이 참가해 「노동자」의 개념이 포괄적으로 확산되었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서울건설일용노래패는 빨간 목장갑을 끼고 쇠망치와 시멘트삽을 들고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8월초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해 지난 9일(일) 접수를 끝낸 40여개팀증 37개 팀이 예선을 펼쳐 본교 부속병원 노동조합 노래패,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노래패등이 참가해 대우전자부품노조의 「소리모아」와 MBC노조의 「노래사랑」이 각각 「우리 노동자상」과 「진짜노동자상」을 수상했다.

87년 노동자 대파업투쟁 이후 노동조합내에 문화선전을 위해 풍물패가 가장 먼저 생겨났고, 뒤이어 노래가 따라서 나타났다.

이런 풍물패나 노래패등은 그 발생부터가 자본주의 문화의 상업성을 탈하고 노동운동과의 결합과 강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독자적인 노동자문화를 창출해 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 어느노조에서나 노래패가 있는 것에서도 쉽게 알 수 있는데, 이제는 노래패가 조합행사에 단순히 동원되거나 의식화를 위한 도구가 아닌 전체 운동에서 독자적인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또, 이제까지 노동가요가 소수의 전문가나 전문집단에 의해서만 맡겨져 왔음을 반성하고, 전체노동자가 함께 창작·보급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분출되어 왔다.

이러한 움직임과 노동자의 요구를 풀어줄 수 있는 장으로써 이번 노동자가요제는 큰 의미를 갖는다.

본격적인 가요제형식을 통해 노동자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노래패간의 결속을 다질수 있으며 아울러 노동자노래운동의 실제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와 장인 셈이다.

노동자 가요제에서 진군상을 수상한 이대 부속병원 노동조합 문화부장 조창민씨는 『이대부속병원 노조는 만들어진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실천하는 모습을 별로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이번 노동자가요제를 통해 함께 참가함으로써 노동자간에 연대감을느껴 좋았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이렇게 생생한 생활의 정서와 노동자 자신의 폭넓고 실천적인 체험을 통해 그 건강성을 담보로 내려는 노동자가요제는 안타깝게도 준비과정에서 1달간 이라는 짧은 준비기간과 홍보부족으로 참여율이 저조했고, 창조성에 중점을 둠에도 창작곡이 그리 많지 않은등 미숙한 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연대회는 노동자 노래패가 자기 성격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임을 학인할 수 있었다.

노동자 가요제는 현단계에서 노동자들의 노래에 점수와 등수를 매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노동자들만의 건강한 삶을 그들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계급성과 공동체의식으로 노조의 조직강화를 위한 집단성, 모방 아닌 창조적 노력에 중점을 둔다.

『금년의 미숙한 점을 교훈으로 내년 2회가요제부터는 지구별 차원에서 예선이 이루어져 전국에 노동자들이 함께 할수 있는 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노동자신문 기획실 송종한씨의 말처럼 노동자가요제는 노동가요의 실질적인 보급의 장으로 발전해야 함이 그 선결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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