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팩은행 노조부위원장 여정희씨를 만나
웨스트팩은행 노조부위원장 여정희씨를 만나
  • 이대학보
  • 승인 199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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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다뇨.어차피 저희는 파업투쟁기간을 1년으로 잡고 있습니다』파업 14일째를 맞고있는 오스트리아계외국은행인 웨스트팩은행 노동조합부위원장 여정희씨(본교 외교과84년 졸)의 첫 마디이다.

『기존 단체협약은 89년 10월 31일로 그 기한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노조는 새로운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89년 9월 26일부터 개시했어요. 그렇지만 은행측은 1년이 다 되는 90년 9월까지 협상에 임하지 않았습니다.

』 결국 고의적으로 협상을 지연시켜 온 은행측은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기존 단체협약안의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즉, 은행측은 협상기간중 협상엔 임하지 않고 미리 노동부등에 질의해 갱신협상안을 3개월내에 타결짓지 않으면 기존협상안은 무효임을 알아내고 협상을 지연, 4월 17일 기존단체협약무효를 선포한 것이다.

그 후로 은행측은 「이제 우리 은행엔 단체 협약이 없으니 은행이 제시한 단체협약안을 우선 받아들이고, 그후에 다시 협상을 하자」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여씨는 『현행보다 개선된 근로조건을 위해 단체 협약을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은행측은 협상도 하지 않다가 기한을 핑계로 현행보다 근로조건을 더욱 악화시킨 20여개 조항이 들어있는 협약안을 우선적으로 우리에게 받아들이라는 겁니다』라며 은행측의 기만적 태도에 분개한다.

은행측이 제시한 근로조건을 악화시킨 단체협약안중 노동조합 파괴음모가 가장 여실히 드러나는 조항은 「징계위원회」신설에 과한 것이다.

이는 기존단체협약안의 「인사위원회」를 폐지시키고 대체해놓은 안이다.

기존의 「인사위원회」는 노동자와 사용측의 4인으로 구성되어 노동자와 사용자측. 4인으로 구성되어 노동자의 징계와 해고를 결정짓던 회사내 기관이었다.

기존 협약안에 따르면 노동자 징계를 위해서는 인사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했고, 그수가 동수일시는 부결된 것으로 보았다.

또 노동자해고안에 대해서는 인사위원의 3분의2가 찬성을 해야했다.

그러나 은행측이 제시한「징계위원회」조항에 따르면 징계위원은 기존대로 노·사 4인으로 구성되나 노동자 징계·해고시 과반수의 찬성만 있으면 되는것이고 가부가 동수일때는 지점장이 이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은행측의 명백한 노동조합탄압 책동이 아니겠어요? 게다가 은행측은 현재 법까지 어겨가며 우리의 파업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며 파업기간중직원을 불법채용한 은행측의 태도를 비판한다.

웨스트팩은행은 노동조합원들의 파업기간인 현재도 불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노조원들이 노조원의 업무를 대리로 하고 있고, 또 부족한 인원은 은행측이 정식직원을 채용해 정상업무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파업기간중엔 근무를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쟁의조정법의 명백한 위반이라 할수 있다.

이에 웨스트팩노조에서는 회사측을 상대로 고소중이다.

『시국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결행한 이상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더욱이 여기서 우리가 물러선다면 단체협약 연기가 선봉투쟁으로 이를 막아내야죠』라며 말을 맺는 여씨는 다시 하루의 파업일과를 찾아 바삐 자리를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