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정권의 안보기관인 보안사의 본질이 지난 4일 양심선언한 윤석양 이병(외국어대 노어·4)에 의해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본래 보안사는 「군관계 정보수집과 군수사업무」라는 자기 임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윤이병의 양심선언을 통해 보안사는 그간 자신의 업무와는 거리가 먼 민간인 사찰에 총력을 기울여왔음을이 밝혀졌다.

윤이병이 폭로한 자료는 민간인 1천 3백여명에 대한 정치사찰과 동향파악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본교 총학생회장 김성남양(과교·4)은 『민간인에 대한 감시·사찰은 국민을 철저히 통제하는 단적인 예이며, 결국 이는 정권의 언정적 집권이라는 구도에 맞추어가는 것입니다』라고 지적한다.

또한 이번에 밝혀진 민간인 1천 3백여명에 대한 사찰자료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리라는 대다수의 여론은 이후 서울대 3백 87명에 대해 집중 사찰한 자료가 추가로 밝혀짐으로써 명백해졌다.

보안사의 사찰자료를 살펴보면, 자료에는 사찰대상의 친한 친구, 집담장높이, 도주로, 도주후 은신간으한 장소까지 세밀하게 기록되어있다.

또 자료에는 집안방·택시안 도청내용까지 기록되어 있어 개인의 사생활 비밀의 자유가 철저히 유린되고 있음을 실증했다.

부안사 감시·사찰의 눈은 안방 도청장치에서 시작하여 서울대앞 모비딕카페처럼 군인이 웨이터로, 술집 지배인이으로 위장하는 등,위장택시에 위장잡지사까지 도처에 감시망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정권은 『그간 민간인을 사찰해온 것은 사실이나 이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사찰대상에 민자다으이 주요의원중 민정계의원은 한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사찰대상의 거의 대부분이 민주 인사들이었다는 점에서 정권의 안정적인 집권을 위해 민간인을 사찰해왔음이 드러난다.

더욱이 보안사는 「국군서울지구병원」이라는 본부를 중심으로 「범진사」「한라기업사」등의 위장명칭으로 전국도처 50여곳의 분실을 두어 정보수집의 명목으로 민간인을 사찰·감시했으며, 고문까지 자행하였다.

이렇듯 불법적 민간인 사찰을 행해온 보안사의 성격은 그 출발점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난다.

보안사는 박정희 대통령시절에 3군방첩군대를 통합하여 발족해, 5공과 6공의 두대통령을 내오며 정권유지에 앞장섰왔다.

이와 같은 탄탄한 배후세력(?)을 가진 보안사는 보안사령관이 일주일에 한번씩 직접 대통령에게 업무를 보고해왔으며 , 군최고 통숙권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은 보안사가 정권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보안사는 정권 안보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가져왔다.

이런 보안사의 실체에 대한 여러물증이 제시되자 국민의 공분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이상훈 국방장관과 조남풍보안사령관을 경지랗고, 국방부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보안사의 본질인 정권예속적 성격의 근본적인 전환이 아닌, 보안사령관 개인이 교체되는 것만으로는 보안사의 이미 실추된 도덕성이 찾아질 수 없다.

국방부내의 진상조사단도 수일이 지나도록 그 성과를 거의 나타내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정부의 보안사사건이후 내놓은 대책들은 결국 국민들의 분노에 대한 궁여지책에 불과함이 나타난다.

또한 지난 13일 정부에서 발표한 「대범죄와의 전쟁선포」는 그에 잇따른 후속조치들로 볼때, 현정권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세력 즉 민주세력에 대한 전쟁선포로 그 성격을 드러낸다.

치안본부가 이 선포이후 내놓은 후속조처중「화염병사범 처벌강화」는 그 단적인 예의 하나이다.

즉 정권은 보안사사건을 계기로 정권의 비민주성·비도덕성에 반기를 드는 민주세력을 강력 탄압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힌게 이번 선포의 본질인 것이다.

또한 정권은 수차례의 남북고위급화담과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공동응원전에서 북한과의 예술·문화 교류등을 적극 추진하는등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국가보안법이라는 제한법률의 상존등으로 남북관계의 본질적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민들의 분노는 각 화교와 가두에서 집회와 시위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평민당·민주당·국민연합등이 참가한 비상시국회의 주최로 「보안사 불법사찰과 노태우 군사청산 국민대회」가 10만명의 시민·학생이 모인 가운데 이루어졌다.

또 지난 20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장기집권 보안사 정치사찰주범 노태우정권 퇴진과 UN단독 가입 분쇄를 위한 서울지역 40만학도 실천대회」가 서총련주최로 열렸다.

각 대회에서는 「해체보안사」「퇴진 노정권」이라는 구호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평민당은 국민들의 요구인 「보안사해체」를 외치면서도 「지방자치제(이하 지자체)실시」 촉구에 주력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확대하는데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자제는 국민의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통해 지방국가업무를 주민이 직접적으로 통제하는데 있다.

즉 지역 주민·민중의 정치참여가 목적이다.

그러나 민주으이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법률의 부재와 오히려 정치참여를 저해하는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나 노동악법·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지방자치제는 의미가 거의 없는 것이다.

결국 평민당이 내건 지자제 전면실시, 내각제 포기선언, 민생문제해결, 군의 정치개입과 공작 정치 중지등의 4개항 중에 지자제실시를 제외한 나머지 항은 지자제 문제를 유리하게 타협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이에 서총련에서는 현 정세속에서 투쟁방향을 첫째, 그동안 모든 불법적 정치 사찰과 탄압의 기관이었던 보안사·안기부해체, 둘째, 보안사 최고책임자 노정권의 퇴진,셋째,「지자제 실시」를 조건으로 정권과 타협하려는 보수야당은 장외투쟁으로 정권의 장기집권책인 내각제개헌 저지 투쟁에 적극 동참 할 것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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