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순(의류직물학과 2) 점점 늘어나고 있는 여성들의 시회진출, 거기서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이경자씨의 문제제기는 매우 날카로왔다.

이경자씨의 강연 「딸, 아내,어머니, 그리고 여성」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지금껏 남성우월주의,가부장적 시회에서 은폐되고 억눌려왔던 「사회성의 발로」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여성들의 「사회성의 발로」를 사회가 모두 받아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혼전에는 그나마 일을 할 수 있지만 결혼 후에는 퇴직해야 한다고 회칙에 정해진 회사도 있고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둘다 잘해나가기 힘들어 일을 포기하는 수도 있다.

전자는 부당함이 극명하므로 더 말할 것도 없고 후자인 경우로 여성의 노동력을 부당하게 착취한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여자들도 남자들과 똑같이 밖에서 일하는데 집안일 또한 전업주부처럼 해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아이가 탈선하는 것이 어찌 여자가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몰아부칠 수 있느냐고 이경자씨는 반문한다.

그러므로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보장하고 여성들의 가사노동과 아이들의 뒷바라지에서 벗어나 남성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전문적인 탁아소를 양성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탁아소도 그냥 국가에서 만들어 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하나가 되어 탁아입법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회사에서 일하더라도 같은 조건에서 일하도록 배려해 주지 않는 문제를 논의했다.

여자는 제복을 입힌다든지 아침 조회때 여사원들은 뺀다든지 등등 여성들이 사회에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 할 수 없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성에 있어서 여성에게 강요되는 순결주의의 허구를 이씨는 말하고 있다.

사회의 인간관계는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성은 점점 도착화되어 가는 이때, 여성은 순결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남성의 대부분은 순결의식이 희미해져가는것은 이만저만한 모순일 뿐만 아니라 비과학적이고 반사회적이라 성토했다.

이외에도 많은 말이 오갔고, 학생들과의 토의가 있었다.

그러나 강연을 다 듣고나서의 느낌은 나름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즉, 이 땅에 여성들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발견하여 예리하게 지적하고 통렬한 비판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 여성들이 어떻게 해야만 지금의 이 부당한 남성우월주의 사회를 변혁시킬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주는 면은 부족하지 않았나 한다.

예를들어 얘기를 들으면 분노는 끓어오으는데 오히려 더 암담해지는 심정이다.

또, 이 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여성문제들을 남성 우월적인 사회탓 내지는 거기에 잘 길들여진 남자들에게 책임이 더 많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갔지만 그에 못지않게 문제의식 조차 느끼지 못하고 이런 사회에 안주하려 하는 수 많은 여성들이 어쩌면 님성중심의 사회를 가속화시킨 것일수도 있다는 점의 비판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이땅에서 우리 여성들이 더 이상 억압받지 않고 자기성의 주체로서 당당히 살아가려면-사회는 변혁에 대하여 보수적이고, 거기에 기반한 남성들 또한 지금의 상태에 안주하길 원하는 듯 보여지는 사람이 많기때문에-이제는 여성스스로가 떨쳐 일어나 여성해방의 최선봉에 서서 당당하게 앞장서 나아가야 함을 느끼며 강연실을 나섰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