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여성의 지위와 페레스트로이카

김애령((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1. 소련에서 여성문재는 해결되었는가? 전 세계적으로 볼때, 혹은 우리 사회를 두고 볼때 아직도 여성의 억압은 너무나 만연된 현상이어서 마치 일상처럼 취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이런 억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과제는 한 세기가 넘게 공산주의의 이론적 강령으로 설정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는 사회주의권에서 여성억압을 극복하려는 구체적인 실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속에서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은 이론적인 논쟁과 쟁점을 도출하려는 시도(사실상 이부문은 혼미상태에있다)보다는 80년대이후 여성운동이 부문운동으로 자리잡음으로써 실천상의 의의를 갖게되었다.

또한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은 최근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더불어 소련을 비롯한 시회주의권의 여성을 연구할때기본적으로 얻던점을 명확히 직시해야하며, 여성문제의 해결에는 왜 타운동과 마찬가지로 항목적이며 적극적은 정책과 조직적인 방식이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검토하는 취지에서 쓰고자 한다.

왜냐하면 「사회주의하의 여성」에 대한 어떠한 평가와 의문도 많은 부분은 무지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2. 소련여성의 해방과 소련 여성문제 소련 여성의 평등의 기초는 1917년 혁명과 함께 현재까지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사회주의 혁명 이념에 입각하여 여성해방전략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것은 생산수단의 사유를 폐지함으롯서 여성을 자본의 착취로부터 해방시킨다는 대의적 측면을 의미한다.

둘째, 사회적 생산에 여성을 전면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인데 실제로 이러한 정책의 전개는 소련여성의 노동상의 지위를 물질적으로 틀지우는 기본조건이 되어왔다.

세째, 소련여성을 위한 정책적 기조는 2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는데, 그것은 가사노동의 사회화정책과 모성보호정책이다.

기실 이러한 시본전략에 입각한 소련의 여성해방정책은 혁명 후 70년에 이르는 역사적·시회적 변혁과정 속에서 변화과정을 거치게 된다.

사회주의 발전단계에 있는 소련에서 여성에 대한 제반정책은 많은 부문 생산력발전의 현실적인 수준에 따라 (보다 구체적으로는 경제개발계획의 목표와 성과에 따라)변화되어 왔는데 경제건설이 본격적으로 가혹화되던 스탈린시대에는 여성의 보다 많은 사회적 노동참여가 중시되어 노동자로서의 여성관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결과 『더 이상 여성문제는 없다』라는 이데올로기가 형성되기도했다.

70년대 이후에는 경제발전의 성과를 기반으로 인민복지의 확충을 꾀하면서 모성보호의 강화가 이루어져왔다.

이 시기부터는 스탈린시대의 접근에 일정한 비판이 행해지면서 여성의 특수한 문제, 특히 여성의 이중부담문제와 그에 따른 갈드엥 주목하게 되었다.

소련여성의 이중부담문제와 관련하여, 소련의 모습을 현지취재·조명하는 서방의 언론치고(요즘은 우리언론에서도) 소련여성들의 힘들고 고된 생활을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실제조 소련에서의 모성보호정책은 70년대 이후 대부분의 서유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기본방향에서 생물학적인 출산뿐만 아니라 자녀양육의 책임까지를 여성의 역할로 규정하고 수립되어 왔다.

소련여성들은 스스로를 「직업인」,「노동자」로 규정하면서도 남성보다 하루에 2.6시간의 집안일을 더해야만하는 (이러한 시간상의 연장은 물론 여성의 양육책임으로부터 주로 기인한다) 현실이다.

현재에 「평등적인 성역할의 성취」라는 문제를 소련내의 많은 여성학자들이 제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정내의 성별분업구조의 변화라든가, 스웨덴식의 부성휴가제도 같은 것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적인 제도개선이 만능의 대안은 결코 아니다.

또한 소련에서 여성의 양육챔임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적 가족관 위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처럼 대 여성착취(혹은 남성에 비해서 현저하게 열등한 위치)의 결정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사회주의하의 평등적인 성역할의 서우치는 사회구조적인 해결책-즉 동시에 양·질적으로 풍부한 탁아시설과 같은 양육기능의 사회화 및 가사사회화 정책이 뒤따를 때야만이 그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보다 나은 사회주의보다 적극적인 여성정책 최근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향방자체는 우리에게 많은 혼란과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고 , 또 그속에서 여성정책의 방향을 전망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개혁조치이후 여성문제의 공개적인 토론, 여성독자조직(젠소베티)의 활성화, 여성의 고위직에의 지명등 몇가지의 획기적인 조치와 함께 모성과 노동참여의 결합을 위한 총체적인 지원을 선언했다.

그러나 여성조직의 부활과 개방성 등 몇가지의 조치를 제외하면 페레스트로이카ㅡ이 여성 정책은 이전의 여성노동과 모성역할의 결함이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아래로부터의 여성들의 움직임이 보다 활성화된다면 「더 나은 사회주의」로서의 소련은 현재 페레스트로이카가 극복하지 못한 이념적 한계를 극복하고 정책적인 해결책들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향후 소련여성에 대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방향성들이 더욱 현실적으로, 더욱 세밀하게 연구되어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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