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집중될 폭력철거 투쟁으로 막을터

남북총리회담이 열리던 지난 4일~7일 사이, TV는 화려한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온종일 떠들썩했다.

통일을 위한 회담, 이것은 몇몇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에 소외당하는 이들이 있다.

종로와 명동 등지의 노점상들은 이 기간동안 철거명령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빈민연합(이하 전빈련) 의장 고광석씨는 『현 정권은 북방정책과 실속없는 통일정책을 통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통일이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의 삶이 바뀌는 통일입니다』라고 말한다.

6일, 전빈련 주최로 한양대에서 열린 「도시빈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진군대회」는 바로 이러한 기본권 쟁취를 위한 장이었다.

도시빈민과 학생 등 약 6백여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서는 머리에 띠를 두르고 열심히 구호를 외치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아주머니들은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한 듯 어색한 모습도 보였으나 삶의 기반을 지키기 위한 열의가 엿보였다.

이날 집회는 현재 재개발지역에 날아들고 있는 계고장에 적혀진대로, 10월에 집중적으로 자행될 폭력철거에 대비해 투쟁의 기운을 고양시키기 위한 집회라는데 그 의의를 갖는다.

전빈련은 89년 11월 11일 결성된 이래 노점상을 비롯한 철거민, 일용노동자 등 빈민대중의 연대조직으로 자리잡았다.

그후 전빈련은 고유의 사업으로서 노점상의 단속저지투쟁, 철거민의 영구임대주택쟁취투쟁 등을 벌였다.

전빈련의 상반기 사업의 첫번째로 꼽을 수 잇는 것은 첫째로 돈암동, 동소문동 철거지역에 영구임대주택을 확보해내면서 그들의 투쟁을 정당화시킨 것이다.

이 지역은 전빈련 창설 이래 3년동안 어느 지역보다도 가열찬 투쟁을 벌여왔다.

이 지역의 철거민들은 가옥주가 이사한 빈집도 철거하지 못하게 하였고, 철거를 저지하느라 철거깡패들에게 부상당한 주민수만 해도 3천여명을 헤아리고, 구속자도 20여명이나 낸 곳이다.

결국, 이들은 투쟁으로 영구임대주택 건립과 입주를 이룩해 냈다.

정부와 구청측은 돈암동과 동소문동의 사례를 그 지역만의 특수한 문제로 덮어두려 하지만, 서울지역 철거민 협의회(이하 서철협)는 이를 특정지역의 사례가 아닌 전 철거지역의 모범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둘째로 주택문제가 철거민만의 문제가 아닌 투기를 조장하고 재벌만을 비호하는 노태우정권 아래 모든 국민의 문제라는 것을 홍보해낸다.

그리하여 전빈련은 빈민운동을 고립된 도시빈민만의 운동이 아닌 민중과 연대한 민족민주운동으로 전환시켰다.

세째로 철거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구속된 사람들의 후원사업을 위한 구속동지회, 부녀선봉대를 조직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상반기에 노정권은 전민중적인 공동투쟁으로 인하여 작년 공안정국에서와 같은 폭력철거와 전국적 노점상 대단속을 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행정은 도시빈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다.

정부는 「절대금지구역」을 설정해 전국노점상들의 생존을 기본적으로 제한하면서도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내세워 노점상들의 내부분열을 꾀해왔다.

그 지원방법에는 가두판매점, 시장입주, 풍물시장입주, 지방이주 등이 있다.

가두판매점의 경우 대상이 제한되어 있고 위치, 규격, 품목제한, 영업자금 등 때문에 신청노점상 중 10% 밖에 개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입주도 그 장소문제와 함께 자본금도 노점상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다.

결국 정부의 방침은 한시적이고 실효성이 없다.

이보다는 우선적으로 노점상과 전노련의 합법화를 통하여 노점상의 제반권리와 주장의 관철이 필요하다.

즉 노점상들이 건강한 노동자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일회용수습책이 아닌 「노점상 자립법」,「영구임대주책」 등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쟁취해 내기 위해서는 전빈련의 강화와 빈민·학생연대의 굳건한 힘이 필요하다.

이에 교내에서는 도시빈민분과 부원들이 지난 2월부터 1주일에 한번씩 홍은동 지역주민과의 만남을 갖고 현정세와 지역상황에 대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도시빈민분과장 김정화(과교·4)양은 『놀이방, 공부방도 계속하고 있으며 대자보를 통한 도시빈민에 대한 홍보작업도 벌여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끊임없는 연대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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