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S정책의 나팔수 스포츠신문
3S정책의 나팔수 스포츠신문
  • 이대학보
  • 승인 1990.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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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8일에는 일간스포츠신문들의 음란·퇴폐·저질화를 참을수 없었던 시민,학생,청년결의대회가 파고다 공원에서 있었다.

웃지못할 일이다.

사실 보고나면 꺼림칙하면서도 무감각하게 사보게되는 스포츠류 신문들의 문제는 얼핏 생각해보아도 다시 들먹일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곳곳에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요즘은 해도 너무 고약하다.

읽다보면 숨이 꽉막히는 기분이 드는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사실 만화 네컷 하나로도 우리는 한시대와 생활을 만날수 있다.

만화가 그려내는 세상을 통해 어떤사람은 위로를 받고 어떤사람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대중을 위한 만화가 도식화되고 가공된 세계, 현실을 무시한 내용, 비틀릴때로 비틀린 정서만은 강요한채 대중의 진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이미 대중만화가 아니다.

대중이 처한 현실의 모순에 눈감아버리고 남만적 허위에 머물뿐인 요즘스포즈신문의 만화들은 그래서 스포츠를 겸비한 도색잡지내지 상업주의의 선두주자로까지 일컬어 질수밖에 없다.

스크린,스포츠,섹스라는 자본주의 3S정책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신문들은 오락적 내용을 폭력성과 성적흥미를 강조하는 스포츠만화에 온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제목만 봐도 물질만능주의, 현물주의, 노골적인 애정관계가 그대로 느껴지는 그런 만화들은 대체로 어두은 우리시대를 외면한다.

소위 의학정보를 제공한다는 만화에서 조차 정력과 음주간의 함수관계를 다루고 있고, 심지어 애정물만의 만화시리즈를 별지로 끼워 팔기도 한다.

그릇된 애정행각,출세론,황금만능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이들만화는 그래서 보는 사람들에게 사회모순의 근본원인을 파악하게하기보다는 어둠의 너울속으로 잠적해버리게 한다.

도덕이나 능력따위는 여직원에게 불필요한 것이며, 잘빠진 몸매에 예쁜얼굴만이 최상이라는 식의 논리가 판을 치며, 여성을 단지 남성의 성적대상으로만 묘사하고 있다.

철저하게 자본주의에 길들여져 주인공은 폭력적이거나 희화적으로 묘사되고, 갑자기 일확천금을 얻게되는 작위적 구성이 두드러지는등 교묘히 민중의 삶을 왜곡시키고, 그들의 눈을 어둡게하여 탈정치의식을 불어넣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화는 만화일 뿐이라는 논리를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중문화의식은 사회의식과 결코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창조적 소수에 의해 그의 의사대로 그려진 만화가 세상에 나오게 될때 그 영향력만큼 책임 또한 그에게 지워진다.

그래서 어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창조자-만화이건 시인이건-투사가 될수있다.

어찌 만화뿐이겠는가. 그러나 만화가의 의지대로 대량복제되어 세상에 나오는 만화자체가 비판마비현상을촉진하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더라도 만화가들의 각정만 가지고는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문제를 만족스러울 정도로 극복할 수는 없다.

그런 만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업주의 현실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와 사회모순을 해결하기위한 구체적 노력이 없는한 우리는 스포츠신문에 무방비상태로 언제까지나 노출돼있을수밖에 없다.

오늘부터라도 올곧은 문화 운운하며 스포츠신문들 집어드는 못난짓일랑 그만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