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시야 넓혀…경력 인정 안돼도 신경 안써

도서관에 앉아 취업 점수 올리기 몰두하는 요즘 학생들과는 달리 직접 몸으로 뛰며 꿈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어요.” 월간잡지 페이퍼에서 서브 리포터로 활동하는 국민대 이제원(광고·3)씨의 말이다.

원래 페이퍼 독자였던 그는 잡지에서 열었던 ‘드림스쿨’에 들어가 현재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기사를 쓰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바(bar)에서 DJ로도 활동하고 싶다고. 그렇다고 해서 영어 공부나 컴퓨터 자격증을 딸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제원씨는 “토익 토플공부는 잘 모르겠지만 영어 회화 공부는 꼭 해야할 것 같다”며 “대기업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하면서 꼭 필요할 것 같아서”라고 말한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학생들도 빠질 수 없다.

요즘은 학과 공부로 바빠 대학에서도 동아리 활동이 과거에 비해 활발하지 않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얻을 수 없는 여러 분야를 체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학연합연극동아리 ‘라임라이트’와 여행동아리 ‘호연지기’등에서 활동하는 성균관대 정민화(시스템경영공학·4)씨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지금의 경험이 밑거름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특히 사회 운동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필수적인데, 여성위원회에서 여성 운동을 하고 있는 우이현주(철학·3)씨는 “학점이나 토플도 필요하지만 직접 운동을 해보며 주위 사람들의 어려움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며 “나중에 여성주의 방송국을 차리는게 꿈”이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기업에서 일을 하거나 기업의 인턴십을 취득하는 경우도 예로 들 수 있다.

다음 학기 휴학을 한 뒤 홍보대행사에서 경험을 쌓으려는 염수진(광고홍보·2)씨는 “여러 경험을 쌓는 것이 나에게는 자극이 돼 학교 공부에도 더 충실하게 한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맞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각 기업체에서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제도를 많이 마련하고 있는데, LG텔레콤 브랜드 마케팅 팀에서 카이 GYP(Global Young Path finder)를 담당하고 있는 양미선 대리는 “기업마다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보다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회사의 경우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SK의 경우 티티엘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수료자에게 채용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티티엘 크루로 활동했던 이주영(국문·2)씨는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이는 직접 움직이는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력보다도 그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게 더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바쁘다’, ‘사람을 알아서 좋다’는 것.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직접 하다보니 바빠서 즐겁고,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사람을 보는 법’을 알 수 있다.

또 관심있는 분야의 인맥 역시 만들 수 있다고. 이에 최성만 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학생들이 점수에 얽매이기 보다 자기 개발에 힘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