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취업풍에 4학년 졸업반 여대생의 마음은 더더욱 심란해 보인다.

입사 시험에 유학파·석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뉴스를 본 4학년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나는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수의 학생들은 한 번쯤은 휴학을 생각해본다.

실제로 뚜렷한 이유없이는 휴학을 거의 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휴학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 휴학한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휴학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상태나 가정환경이 어려워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시준비·어학연수·자격증 취득 등 취업이나 자신의 진로를 준비하려는 이유가 더 많다.

휴학이 일반화 돼 졸업 전에 자격증 한 두개씩은 준비하는 지금의 분위기에서 ‘남들도 다 하는데’라는 생각과 내세울 거 하나 없이 입사원서를 쓸 때의 막막함을 줄여보고자 많은 4학년들이 휴학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취업준비로 휴학을 한 장영은(통계·4)씨는 “회계사가 된 학생도 또 다른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는 현실”이라며 “회사에 들어가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미리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휴학했다”고 말한다.

한편 꼭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장래를 좀 더 고민하고 정리하고 싶어서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 과제와 시험에 치여 자신의 미래를 좀 더 멀리 바라보지 못하는 현실에서 한 번 쯤 시간을 갖고 진로를 정리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4학년 졸업반 학생에게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의 판단은 자신의 평생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일이다.

이와 같은 고민으로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했다가 다시 복학한 정주영(특교·4)씨는 “휴학 후 처음에는 방황을 했지만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다만 한 학기 정도 더 빨리 휴학을 했다면 복학 후 좀 더 여유가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한다.

대학교 4학년이 사(死)학년이라고 불릴만큼 취업난이 극심한 지금, 여대생들은 더 큰 불안에 떨고있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군필자 남자를 선호하고, 면접에서 ‘결혼은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해서 묻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화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은 휴학을 선택하기도 한다.

휴학을 하는 학생들에 대해 국어국문학과 4학년 지도교수인 강진옥 교수(국문학 전공)는 “처음에는 휴학이 유행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 진지하게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휴학하는 학생들을 막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후회없는 휴학이 되려면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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