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속 죽어가는 한반도<4>영광 핵 - 3천세대 말살할 「죽음의 에너지」
지역개발속 죽어가는 한반도<4>영광 핵 - 3천세대 말살할 「죽음의 에너지」
  • 이대학보
  • 승인 199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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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은 동북아 최대의 핵기지라는 한반도에서 역사상 최초로 반핵의 깃발이 높이 솟았던 해였다.

아직도 끝나지않은 「안면도 항쟁」은 이땅의 지식인과 민중들에게 핵발전소(이하 핵발)의 반민중성과 「핵은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정부홍보의 허구성을 여지없이 폭로해낸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아랑곳않고 2천 20년까지 약50여기의 핵발을 건설하겠다는 「핵드라이브」정책을 고수하고있다.

그리고 이는 2년째 1백만인 서명운동등 반대가 거센, 영광 3·4호기 핵발의 건설 강행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전라남도 영광군 성산리. 예로부터 인심좋기로 유명한 「삼백의 땅」인 영광에서 86년부터 핵발이 서기 시작, 4년이 지난 지금 4기째의 핵발건설이 진행중이다.

그동안 핵발피폭지역에서 일했던 일용노동자 김익성씨부부가 87년 「무뇌아」를 사산했고, 90년에는 문행섭씨 부부가 물렁머리 「대두아」를 출산했다.

같은해 3월에는 영광 1호기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방호복, 장갑등을 세탁하는 용역원인 김철씨가 백내장, 전신무력증 등의 증세를 보이며 중태에 빠져있다.

게다가 핵발인근지역에는 팔다리가 3개거나 턱이 없는 소, 염소등의 출산이 빈발하다.

이런 피해상은 핵발의 비안정성과 폐기물처분의 어려움에서 기인한다.

핵발은 기본적으로 사고에 대한 대책의 취약성, 고도의 위험물질인 방사능의 피해와 그 피해의 영구성이라는 결함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86년 「체르노빌핵사고」직후 유럽전역에 퍼진 재가 현재까지도 30명이 넘는 기형아를 탄생시켰다는 사실을 들수 있다.

핵발은 위와같은 대규모 사고뿐 아니라 우라늄의 채광·운송·종축과 핵발가동시에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세한양의 방사능일지라도 치명적임을, 앞서 김익성씨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안면도 사태에서 보여졌듯 이미 가동된 핵발의 경우는 특히 「폐기물처분」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핵폐기물이란 핵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말하는데 이는 방사선함유정도에 따라 중·저준위폐기물과 고준위폐기물로 나뉜다.

가동 13년째를 맞은 우리나라는 고준위폐기물은 약 1천톤, 중저위폐기물은 2만5천드럼이상으로 포화상태가 되어 임시저장되어있다.

더욱이 고준위폐기물의 완전한 처리기술은 아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 핵쓰레기 속에서는 각종 방사능이 유출되는데, 그중 「플로토늄」의 방사능 반감기는 2만 4천년이 걸리고 그 10배가 넘는 시간이 흐른뒤에야 환경에 무해하다고 한다.

주민 강구현씨는 『핵발수명이 길어야 30년임을 볼 때, 1세대가 편하자고 3천세대의 후손들에게 「죽음의 짐」을 지워줘야 합니까?』라고 반문한다.

이런 핵발의 일반적 문제점뿐 아니라 현재 건설중인 영광 3·4호기의 경우는 미국의 N R C(핵규제위원회)도 안정성을 보증할수 없다고 밝힌 「짜집기 원자로」다.

왜냐하면 미국의 핵발모델을 단순 축소하여, 충분한 시험단계도 없이 만드는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역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게다가 안정성도 검증되지않은 핵발을 건설하면서 주민에게 핵발에 대한 정보공개와 핵발건선여부에대한 의겸수렴의 과정을 외면한채 적극적으로 건설추진 홍보에만 앞장서고 있는 실정이다.

강씨는 『핵발관련정보에 국보법이 적용된다는 사실, 그리고 일반인은 출입할수 없다는 발전소옆, 홍보전시관은 책발의 위험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자신들의 허구를 보여주는 겁니다』라며 원구형지붕의 전시관을 가르킨다.

핵발의 원조인 미국에서도 79년 「드리마일핵사고」이후 단 한건의 핵발건설이 없는등 전세계적으로 사양사업인 핵발이 이땅위에서만 계속되는데 대해 영광핵발전소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최준석씨는 『소위 선진국의 우라늄독점업체들은 자국내의 반대로 이윤을 얻을수없자, 제3세계에서 그 수요를 충족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는 미국독점자본의 압력과 함께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라는 국영기업의 이윤을 보장하려는 정부의 반민중성에서 기인한다고 할수 있다.

5공때 미국의 다국적기업인 백텔사가 핵발수주계약과 관련, 한국관리에게 7만달러의 뇌물을 주었다는 보도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86년말 추산, 자산규모 12조 5천 8백억여원에 이르는 재벌기업인 한전 사장은 핵발에 관한 모든 정책을 심의하는 「원자력위원회」에 참여하고, 「한국에너지연구소」의 소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공룡의 모습을 한, 한전의 구조적 개편은 화경보호와 민중생존권차원에서 기습히 단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핵이 뭔지 어떻게 알겠어요? 발전소가 들어서면 국가에도 보탬되고 땅값도 오르고 공장이 들어서서 소득이 높아진다길래 그런가보다 했지요』라는 어느주민의 말에서 보여지듯이 핵에 대한 정부의 정보차단은 심각한다.

이에맞서는 길은 지속적인 반핵교육의 보급과 대국민홍보뿐이다.

핵은 더이상 「에너토피아의 촉매」일수 없다.

그것은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피폭 없이는 한시도 지탱할수 없는 죽음의 촉매일 뿐이다.

이제 핵발반대투쟁은 지역생존권투쟁이라는 한계를 깨고 「핵」과「핵을 강요하는 세력들」에 대한 전국적인 반핵운동으로 고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