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여성학과 대학원석사과정 3학기 여성노동자의 평등 노동권의 문제는 그간 결혼 및 임신 퇴직제철폐 운동, 또한 최근에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요구 등으로까지 인식의 확장을 모이며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들은 여성문제의 해결의 지점인 「평등」의 문제로 인식되어 여성노동자의 평등 노동권을 위한 모색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평등노동을 위한 여러장치들은 여성노동자들의 평생노동을 보장하는 것이라야만 실효성있는 것이 된다는 인식이있었고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올해의 사업목표를 여성노동자의 평생평등노동권 쟁취로 정한 바 있다.

「여성과 사회」2호는 그러한 현실적 요구에 발맞추려는 노력의 한 결실로서 특집을 통해 여성노동과 모성보호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해방과 모성보호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검토하는 「여성해방과 모성보호」라는 제목하에서 보호론과 평등론을 소개하고 한국적 현실에 맞는 논의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일본, 스웨덴, 소련의 선진자본주의 국가과 사회주의국가의 여성정책의 우월한 모성보호정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선진자본주의국가와 여성정책에서 자본주의보다 앞서가는 사회주의국가의 실태를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정책을 세우기 위한 노력에 도움을 얻고자 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외에 우리사회 여성노동자들의 모성보호실태를 살피고 문제를 드러내려는 목적에서 「생산직 여성노동자의 건강과 모성보호」,「사무직 여성노동자와 VDT 증후군」이 특집에 포함되어 있다.

좌담은 「일하는 어머니의 아이키우기」라는 제목으로 사회적노동과 육아의 짐을 모두 지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 좌담에는 은행사무직 기혼여성노동자, 생산직 기혼여성노동자, 식당 주방 아주머니, 놀이방 교사 등이 참석하여, 탁아소에 맡기기 너무 어려 친정 어머니에게 의탁하고 있는 경우, 탁아소에 맡기고 있지만 출퇴근시에 데리고 다니는데에 고충을 겪는 이야기, 아이들이 방과 후에 제멋대로 자라도록 내버려둘 수 밖에 없어 고민스러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여성문학 정립을 위한 평론으로서는 「태백산맥론」을 실었다.

이 글은 여성문제라는 부분으로서 작품전체를 재단질하는 우를 피하고 있는데, 민족문학과 여성문학에 대한 시각의 균형을 이루고자 노력함으로써 편협한 여성문학론에서 벗어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또한 이번 호에서는 성폭력을 다루고 있는 「성폭력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성폭력에 대한 시각의 틀을 세우려는 글에서는 성폭력의 개념과 그것의 보편성, 또 그것이 여성의 삶을 어떻게 지배하는지가 논리적 짜임새를 가지고 피력되고 있다.

이어서 「성폭력,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에서는 여성들이 얼마나 여러 가지의 성폭력에 일상적으로 시달리고 있는지가 경험담을 통해 폭로되고 있다.

차안에서, 전화로, 퇴근길에, 공중화장실에서, 직장에서 당하는 여성들의 성폭력은 우리 딸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사회의 이토록 끔찍함을 또 다시 걱정하게 한다.

각부문 활동가들이 직접쓴 「한국여성운동조직의 오늘과 내일」은 그간 여성운동조직에 고민의 시발의 장이 될 것이다.

여기에는 사무직 여성운동조직, 여성농민운동조직, 주부운동조직 외에 지역여성운동조직이 다루어지고 있다.

시론으로서는 「지방자치제와 여성의 정치참여」가 다루어졌고, 「부엌에서 우루과이 라운드 까지」라는 제목의 현장 보고는 소설가 공지영씨가 여성농민을 직접 만나서 보고, 듣고 쓴 글이다.

외국의 여성운동으로는 소련편이 다루어졌는데 「뉴레프트 리뷰지」의 90년 9·10월호에 실린 「페레스트로이카 시대의 여성문제」를 번역해서 실었다.

그 외에도 90년에서 91년 사이 새로 나온 여성운동 관계도서안내를 부록으로 싣고 있어 참고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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