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바닥이 갑자기 낮아지면 물이 소용돌이치며 소리 내 흐른다.

이처럼 한 문화 흐름의 변화지점이 되고자 가야금 4중주단 ‘여울’은 만들어졌다.

오랜 시간의 연습과 준비 후 이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여울’. 우리 학교 일반대학원 한국음악과 출신의 가야금 연주자 기숙희(졸업)·이수은(수료)·안나래(석사3학기)·박민정(석사3학기)씨를 만나 그들의 음악활동에 대한 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 어떻게 팀을 꾸리게 됐고, 또 그렇게 만들어진 ‘여울’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 중·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그리고 대학원까지 모두 선후배 사이라 오랜시간 알고 지내 왔어요. 학부 때 가야금의 명인이라 불리는 황병기 선생님 제자로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저희를 눈여겨 보시고 팀 결성을 먼저 제안 해 주셨어요. 넷이 모여 열심히 연습하니까 선생님께서 직접 편곡하신 곡을 주시기도 했죠. 현재 가야금 앙상블은 가장 알려진 ‘사계’를 비롯, 10여 개 이상의 팀이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보다 좀 더 대중 친화적인 음악을 보여주려 해요. 국악인이 아닌 일반 사람이라도 쉽게 들을 수 있도록요. 지난 4월20일(화)에 있었던 데뷔 콘서트에서 연주한 ‘산책’의 경우 송어·터키행진곡·사랑의기쁨·미뉴엣 등 기존의 클래식 4곡을 편곡한 곡으로 대중들이 이미 알고 있는 선율이라 생소하지 않게 느껴졌을 거예요. - 팀 결성 이후 처음으로 가진 콘서트였는데요, 공연 내용이 어땠는지 이야기 해 주세요. = 우리는 관객과의 호흡을 중요시 했어요. 젊은 세대들도 우리 음악에 공감할 수 있도록요. 그래서 서양 음악 장르와 악기를 많이 도입해 전통적 요소와 결합시켰죠. 예를 들어 ‘산책’은 드럼·콘트라베이스와 함께 재즈 연주기법을 사용한 곡이에요. 이번 공연에서는 25현 개량 가야금도 사용했어요. 기존의 12현 가야금이 5음인데 비해 25현 가야금은 7음이기 때문에 음역이 확장돼 연주할 수 있는 장르의 폭이 넓어져요. 따라서 대중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죠. 공연 2부에서는 우리 4명 모두 서서 연주했어요. 앉아서 하면 아무래도 몸동작에 제한이 있는데 서서하니까 어깨나 팔, 다리를 움직이기 쉬워 더 신나고 리듬감 있게 연주할 수 있었어요. 보통의 전통음악과는 달리 동적인 느낌이라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죠. - 개인 연주자가 아닌 팀으로서의 활동은 많은 점에서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 독주는 원하는 음악스타일을 연습해서 자신의 기량만 내세우면 되지만 팀은 혼자 튀는 것보다는 같이 앙상블을 이뤄야 한다는 점이 달라요. 10년 이상 독주만 하다가 같이 하니까 좋은 점도 있어요. 가야금 한 대로는 연주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는데 4대로 연주하니 표현이 풍부해 지더라구요. 지난 콘서트에서는 직접 구성한 ‘4인의 서주’를 처음 연주했어요. 이 곡에서는 각자 한 명씩 연주하고 다음 곡에서부터 앙상블로 연주했죠. 개개인의 연주자였던 4명이 하나로 모였다는 것을 보여준 거였어요. - 앞으로 ‘여울’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생각인가요? = 가까이로는 지상파 방송이나 국제 마임축제, 유니세프 자선음악회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예요. 그리고 지금 일본 전통악기 샤미센을 연주하는 쪽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는 이들을 비롯, 외국과 교류하며 국제적으로도 활동하고 싶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모두 이화 출신이고 또 대학원에 재학중이다보니 학교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방송제 같은 교내 행사나 이화를 위한 음악회 등이 열리면 언제나 달려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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