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백성들을 위해 쓰레기를 줍고 관광객들을 안내하라!” 매 주말 오후4시면 인사동 길거리에 좌포청 종사관 나으리와 순라군들이 나타난다.

조선시대 좌포도청이 있던 단성사 극장 부근의 ‘인사동 포도청’에서 나온 포도대장과 그 순라군들은 남인사마당부터 순찰을 시작한다.

순찰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한 쪽에서는 대낮부터 술에 취한 한 양반이 부녀자를 희롱하고 있다.

이를 본 포도대장은 순라군들에게 지시해 그 양반을 함차에 가둔다.

곧이어 포도대장이 인사동을 순찰하라는 훈령을 내리자 순라군들은 거리를 살피며 돌아다닌다.

그들은 훈령에 따라 이곳저곳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간혹 돌에 쓰인 시를 읽으며 낭만을 즐기기도 하는 순라군들은 궁중과 도성안팎을 순찰하는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고 주차단속도 하고 갑자기 등장한 떼도둑을 체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바쁜 와중에도 행인들의 사진 요청에 응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떼도둑을 잡은 후 다시 순찰을 시작하던 그들 앞에 함차에 갇힌 양반을 구하러 온 자객이 등장한다.

자객과 포졸들은 택견으로 싸움을 하고 결국에 승리한 포졸들은 자객도 붙잡아 의군부로 압송한다.

인사동을 한바퀴 돌고 돌아온 남인사마당에서는 순찰 과정에서 잡힌 취객과 떼도둑, 그리고 자객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양반을 사형하기에 앞서 포도대장이 그에게 마지막 소원을 묻는다.

양반은 “어우동의 노래가 듣고 싶다” 말하고 포도대장은 그 소원을 들어주니, 곧 어우동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각설이들이 등장하고 품바공연이 한바탕 벌어지면 양반의 형집행과 함께 하루 동안의 모든 순찰이 끝난다.

약 한시간 반 동안 펼쳐지는 ‘포도대장과 그 순라군들’의 인사동 순찰은 종로구의 문화관광상품 제3호다.

종로구청 문화정책개발탐의 문병면씨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제일 찾고 싶어하는 인사동을 문화지구로 선정하면서 그들에게 소개하려고 만든 하나의 문화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포도대장과 그 순라군들’은 전문배우가 아닌 공익근무요원이나 공공근로자, 자원봉사자 등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퍼포먼스다.

이 공연에서 함차를 끄는 사람인 ‘함차멜꾼’ 역을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 문찬원씨는 “나이가 60쯤 먹어 적적하던 차에 옛날 포도청을 재현하면서 남들이 안 하는 것도 하고 외국인들과 사진도 찍으니 재미나다”며 주름 웃음을 짓는다.

인사동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 ‘포도대장과 그 순라군들’. 이는 인사동을 찾는 외국인들 뿐 아니라 전통문화에 목마른 우리나라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거리 문화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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