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이제 소설집 ‘남남상열지사(해울·2003)’가 일으킨다.

이 소설집에는 게이문학사이트(www.gaymunhak.com)에서 활동하는 한중렬씨 외 작가 4명의 진솔한 게이이야기 9편이 들어있다.

게이문학닷컴 운영자이자 게이소설가인 한중렬(31세)씨를 만나 소설 속, 혹은 현실에서의 ‘남남간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남남상열지사’를 소설집 제목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 여느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동성애를 주로 어둡고 안타까운 사랑으로 표현하더군요. 남남상열지사의 뜻은 ‘남남간의 기쁜 사랑이야기’입니다.

그 뜻 그대로 동성애를 활기차고 기쁜 사랑이야기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집을 내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출간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운영하고 있는 게이문학닷컴의 3주년을 맞아 그 기념으로 사이트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의 비공개 작품을 묶어 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성애 도서의 출판이 어려운데 다행히 유일한 동성애 전문 출판사 ‘해울’을 통해 책을 낼 수 있었죠. -이성애자 작가가 다루는 동성애 이야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남자작가가 아무리 페미니즘을 외쳐도 여자들의 심금을 울리긴 힘들지 않나요? 그것과 똑같이 이성애자들이 쓴 게이이야기엔 게이가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요. 어느 작품에서 ‘나는 남자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한 이가 남자였을 뿐이다’라는 말을 봤어요. 그 말은 틀립니다.

게이들은 바로 그 사람이 ‘남자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져요. -왜 인터넷 문학이란 장르를 선택했나요? =97년도였던가? PC통신을 시작하면서 처음 소설을 써서 올렸을 때 동성애에 대한 비난이나 옹호가 바로바로 들리는 것이 재밌어 계속 쓰게 됐죠. 인터넷에 게이문학사이트를 만들면 더 많은 독자들과 교감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각자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을 모아 인터넷 매체를 최대한 활용하게끔 한거죠. -독자들이 게이문학을 어떻게 봤으면 좋겠습니까? =우선 이번에 나온 소설집, 많이 사서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동성애를 자신의 사랑이야기와 다르지 않게, 쉽게 접하길 바래요. 성적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주류문학으로 발전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근사한 동성애 문학이 많이 나온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죠. 게이문학닷컴에 가입한 3만명의 회원 중 대부분이 이성애자라고 한다.

동성애자들의 ‘진짜’사랑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이성애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남과 남, 혹은 여와 여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간의 ‘기쁜’대화가 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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