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족통일음악회」참가하는 황병기 교수

남과 북의 음악이 만난다.

해외동포음악인과 남북음악인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범민족통일 음악회」가 10월 18일(목)~24일(수) 평양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 「범민족 통일 음악회」에 남쪽 음악인으로 참가하는 본교 황병기 교수(국악과)를 만나 보았다.

황교수는 익히 들어오던 유명세답지 않게 『우리 민족앞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저는 남다른 특이한 짓을 하는게 아니라 아주 당연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범민족통일음악회」의 참가 동기를 소탈하게 털어놓았다.

본래 꾸밈과 허식이 몸에 베어있지 않은 듯 보여졌다.

지난 4월 폴란드에서 가졌던 연주회 때 우연찮게 북한 학자 6명과 반갑게 만났던 기억을 갖고 있어 이번 「범민족통일음악회」가 갈려져 있는 우리 민족을 대하는 첫자리는 아니라고 한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북측 초청장과 정부의 허가가 모두 나오면,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여하는 음악인들은 남·북 양측의 공식절차를 밟아 방북하는 최초의 민간인이 된다.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음악관계자들 모두가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법학을 전공했음에도 국악가를 천직으로 삼고 있는 황교수는 『제 나라 사람이 제 음악을 하는데 그게 뭐가 질문거리가 됩니까. 요즘 서양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물어봐야 하지 않겠어요』라는 말을 할만큼 자신만의 독특한 소신이 강하다.

때문에 통일에 대한 생각에 있어서도 남다르다.

부모와 자식간에 사랑과 고마움을 말로 얘기하지 않아도 느끼듯이 민족·민중에 대한 사랑도 「사랑하자」라는 백번의 말보다는 자기의 일에 충실하며 그 속에서 통일의 가능성을 일구어내야 한다면 따끔한 일침을 잊지 않았다.

그리곤 「평범한 자신의 책임」을 다할 뿐, 결코 사명감이니 투지니 하는 거창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범민족통일음악회」의 남쪽음악인들로는 전통가곡 인간문화재 김월하, 서도창 인간문화재 오복녀, 대금연주가 정철수, 본교 홍종진 교수(국악과), 성악가 윤인숙, 사물놀이패 등이 참여하며, 순수한 전통음악과 더불어 인간간의 정·민족애를 전하는데 주안점을 두어 황교수가 기획했다.

헤어진 사람들의 만남을 그리는 순서로써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도 지척이고/마음이 천리면 지척이라도 천리라/우리는 각지 천리이나 지척인가 하노라』, 김월하씨가 사설로 읊는 청구영언의 시조와 심청가중 「부녀 상봉가」등을 보일 예정이고 황교수의 「비단길」(황병기 작) 가야금 독주, 단조연주, 대금산조 등이 연주되고 고향의 달(황병기 작), 엄마야 누나야(이성천 작) 등이 불려진다고 한다.

『꼭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평양에서 열심히 연주하는 것이지요』 민족의 곁에서 들려주는 민족애의 음악으로 모두의 커다란 상처가 아물게 되고 황교수가 평소 좌우명격으로 삼고 있는 「평범함」을 그가 가야금을 뜯는 곳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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