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성 돋보이는 촬영 기법, "눈물"·"다찌마와 리" 선풍으로 매니아층 형성도···

"이 지긋지긋한 관절염아!!"·"이 범인의 이름은 알아 무엇하리오, 움하하하하핫!!!" 2대 8 가리마에 넓은 양복 깃·과장된 몸짓·60년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촌스런 행동과 몸짓. 현재 인터넷 관객 150만명을 동원해 화제인 영화 "다찌마와 리". "의도적인 조악함과 패러디, 기동성을 위해 디지털로 제작했다"는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가 주목을 받는 커다란 이유는 기존의 필름 촬영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 인터넷에서 상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5mm 필름으로 전환, 극장에서 개봉한 임상수 감독의 "눈물"이나 김지운 감독의 "커밍 아웃"도 디지털 방식이라는 새로운 영상 언어로 선보여진 것들이다.

영화 촬영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엄청난 물량의 갖가지 장비, 예상 밖으로 늘어나는 촬영 시간이 이젠 "가볍게, 빨리" 찍을 수 있는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찌마와 리"의 마지막 싸움 장면도 빠른 장면 전환과 무빙 컷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 가능했던 것. 디지털 영화가 몰고 온 변화에 대해 하자센터의 미디어 팀장 라지웅씨는 "디지털 카메라는 매체의 효과가 작업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메세지"라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의 영향으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줄었다"고 말한다.

인터넷 영화를 상영하는 사이트 "씨네포엠(www.cine4m.com)이나 "스카이시네마"(www.skycinema.com)에서도 무명 영화감독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클릭 한 번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자본 위주로 돌아가는 영화관이 외면한 저예산 영화들에게는 희소식일 것 같다.

또한 촬영의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영화감독이라는 "특별한"위치를 "일상적"인 위치로 낮추게 한 것이다.

가정용 홈드라마 수준을 넘는 신진작가들의 작품 조성의 감독의 "교실이데아"나 연상호 감독의 "D-DAY" 등도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관찰하고 담아내고 있는 좋은 예. 이에 라지웅씨는 "디지털이라는 매체의 발달로 매니아층이 생기면서 시장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원 황동미씨는 "변영주 감독의 "숨결" 중 할머니의 임종 장면은 조명없이 빠르게 찍어야 하는 성격에 부합하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됐다"라며 제작 방식만으로도 섬세함을 잡아내는 특징을 전한다.

또한 디지털 영화사이트 "인츠 닷 컴"(www.intz.com)의 김태욱 PD는 "무료 상영으로 현재 수익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디지털 영화 전용 극장의 확대와 유료화로 극복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지털 영화의 등장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인터넷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TV등장이 신문이 가진 매력을 대체하지 못했듯이 디지털 영화는 기존 필름 영화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미학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작품 의도와 매체의 장점을 살린다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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