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예술의 주제이자 주체로서 역할을 하는 훌륭한 매체이자 표현의 장이다.

더우기 오늘날 현대미술속에서의 몸은 그 자체가 재료가 되기도 하고, 예술적 생간기계로서 존재하기도, 여러가지 양상으로 분절되어 해체가 되기도 하며, 인공신체, 사이버신체 등 주변에서는 현재 또다시 일어나는 몸으로의 회귀를 역설적으로 ‘몸이 사라져간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몸은 움직이지 않는 실체가 아니고, 오히려 성장하고 투쟁하며, 스스로 커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신비스러운 그 무엇이다.

이러한 몸을 예술 표현의 내용이나 도구로서만이 아닌 예술 그 자체의 수행적인 측면으로서 동양 유가전통의 수신개념이나 불교의선사상과도 연결시켜 이해해볼 수도 있다.

작업 근원으로서의 몸. 수행적 예술의 여백. 한 예술가가 자신의 진실되 작품을 꿈꾼다면 그는 삶도 그렇게 살아야한다.

이것은 표현의 신체화다.

예술과 삶이 하나이듯 미학과 윤리도 하나다.

‘책/인생’(고전을 한권 집어들고 한학기동안 모든 생활과 연계시켜보기). 이것은 나의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제안된 롤랑 바르트식의 화두이다.

학생들은 각장 하나의 텍스트를 찾아그것을 씨앗삼아 우리의 마음에 심고 양분을 주며 가꾸어 나갈 것이다.

미술사, 문학, 여러가지 사상, 일상의 그 무엇들에 연결시켜 각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을 어떠한 모방이나 유행으로가 아닌 각자의 호흡과 리듬으로 집중적으로 탐구해볼 수 있고, 그로 인해 삶과 세계에 대한 내밀한 측면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질 것이다.

여기서 그것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게 되는 그리기는 더이상 단순한 그리기만의 행위가 아니라, 삶 그 자체와 등가를 이루게 된다.

바르트도, 케이지도, 뒤샹도 예술가의 손에서 한 예술작품이 딱딱하게 닫힌채로 완성되기 보다는 표현된 것이 관람자 내부에서 마음껏 상상하여 자라기를 바랬다면 그것은 또 한번의 끝없이 열려진 자유로운 재창조가 될 것이다.

여러분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이시오! 가벼운 비상을 꿈꾸시오! 예술로서 철학하기, 예술을 살기, 사랑하기.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다.

’우리가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창조의 노력을 계속할 대, 그로 인한 새로운 가능세계의 창조가 진정 예술의 가치이며, 예술만이 자유로운 정신성 회복에 기여하는 유일한 힘이다.

이것을 주장한 독일 현대미술의 대부, 요셉 보이스는 아직까지도 많은 젊은 예술학도들에겐 실천적 좌우면이다.

그는 그러한 노력을 하는 한 누구나 예술가라 칭하고 예술활동을 통해 사회실천에 앞장섰다.

그가 말하는 참된 예술교육은 인간교육, 더 나아가서는 넓은 의미의 사회교육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확장된 예술개념에 나느 동감한다.

표현은 현대인의 인간조건이고 현대인은 모두가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분별하고 불확정적인 다원화시대인 오늘날, 무한히 열려진 표현에의 가치에 인간성의 가치, 일상성의 가치, 진실성의 가치, 성실성의 가치, 수행성의 가치의 기준을 새로이 규범한 ‘표현의 인문학’에 관심을 보낸다.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표현의 몸으로서의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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