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신촌문화축제 열려 지역문화·대학가로서의 중요성 인식계기, 행사의 일회성 극복되어야 제3회 신촌문화축제가 지난 20일(금)~22일(일) 신촌기차역을 중심으로 한 신촌지역에서 진행됐다.

92년 시작된 제1회 신촌문화축제의 경우 미스 신촌선발대회를 비롯하여 거리 패션쇼 등으로 「퇴폐·향락 문화 조장」이라는 여론과 함께 학생들의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어 지난해 제2회 신촌문화축제에서는 1회 때 지적된 상업성·퇴폐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신촌 지역에 위치한 5개 대학(분교를 포함한 연대, 서강대, 홍익대, 명지대)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주민, 상인, 관이공동으로 「신촌지역의 대학문화 중심 지역화 추진 공동 위원회」를 구성해 「젊은이들의 소비 거리, 스트레스 해소의 공간」으로서의 신촌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제3회 신촌문화축제 추진위원장 김재권씨(빌리지 유통 대표)는 『올해 신촌문화축제는 「젊음과 화합의 문화, 세계로 열린 신촌」이라는 주제로, 지역주민, 학생, 관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젊음을 표출하고 신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거리축제를 창조하는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신촌문화축제의 주행사는 첫날인 20일(금) 「신촌문화, 공동체 문화」라는 주제의 기념 심포지움을 시작으로 재활용 미술제, 쓰레기 안 버리기 캠페인과 개막제, 21일(토)은 「젊음의 축제」라는 주제하에 과별, 주제별(까페·여성·세계인·민속·자유인 거리, 거리극) 공모전이 학생 중심으로 마련되었고, 마지막 날인 22일(일)에는 신촌 사람 화합의 달리기, 신촌 영산 줄다리기와 폐막제 순으로 진행되었다.

2회 축제의 경우 총학생회장단으로 구성된 학생측 추진위원회 차원에서 참여한 데 비해 올해 축제에 있어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신촌문화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안적인 방향들을 모색하기 위한 「축제 준비 팀」이 만들어지는 등 문화에 관심있는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 자체적인 움직임들이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 총학생회 문화부장 황미정양(신학·4)은 『현재 신촌은 5개 대학이 밀집해 있는 유일한 지역임에도 상권이 지나칠 정도로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어 대학가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신촌문화축제는 짙은 상업성을 지닌 수많은 아류문화들이 판 치는 곳이 아니라 대학가다운 「젊은이 문화」를 지닌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계기』라고 밝혔다.

또한 『지금에 있어서 대학문화에 대한 고민은 학내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학교앞, 대학가까지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젊음의 거리」로 기획된 둘째날 행사에서는 1, 2회 축제 이후 학생들이 제안한 의견들이 일부 반영되었고, 이중 까페의 거리의 경우 예정된 까페를 학생들이 직접 꾸미거나 개조하는 등의 시도들이 행해졌다.

이러한 시도는 학생에게 있어 대학가로서 신촌의 퇴폐·향락적인 모습을 비판, 변화시키고자 한 노력이며 주민들에게도 건전한 지역문화를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이와 더불어 이번 신촌문화축제에서는 신촌을 지역공동체로 인삭하여 우리 농산물전, 쓰레기 안 버리기 운동, 무료 헌혈 등 사회적 문제와 연결시키고자 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신촌문화축제가 지역문화의 대안이라기보다는 상업적 효과를 노린 행사라는 지적과 「학생」들이 단지 「구색 맞추기」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는 여전히 높다.

주민, 상인, 학생과 관이 함께 모였던 사전 공청회에서는 신촌미래상에 대한 기본적인 공유도 없이 기획사 나름대로 준비한 프로그램을 홍보, 설득하느르ㅏ 바쁜 모습이었고, 폐막식 때 코리아나를 부르느냐 마느냐에 대한 얘기만이 오갈 뿐 「공청회」의 의미를 살리지 못한 채 끝마쳤다.

문제는 3일 동안의 행사들이 올바른 지역공동체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의 기반이 되지 못하고 일단 「재미있고 보자」는 식의 축제 분위기 조성에 급급한 일회적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있다.

이에 대해 올해 신촌문화축제에 불참의사를 표시한 총학생회장 양성은양(정외·4)은 『대학이 편재해 있는 신촌의 특성으로 대학가를 살려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이라며 『그러나 학생·주민·상인·관의 공동체적 만남의 자리라는 신촌문화축제가 현재 이벤트 회사에 의해 기획, 주도되어지고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에 있어서도 지역문화에 대한 고민에서 라기보다는 상인들의 이익이 우선된다는 한계점을 지녀 공식적 참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축제 시기도 각 학교의 대동제 기간과 맞물려 학생들의 참여도 실질적으로 소수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점 또한 지적할 수 있다.

빌리지 유통 대표, 그레이스 백화점 전무이사, 그린하우스 대표 드응로 이루어진 추진위원회, 기획사인 E-컴스와 젊음의 거리에 개인적으로 동원(?)되는 학생, 곁에 서서 구경하는 주민들, 이러한 모습의 신촌문화축제는 동원되는 것이 아닌 동참하는 축제, 소비지향적인 것이 아닌 창조해나가는 축제, 일회적인 만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되는 참의미의 축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굳이 신촌문화축제를 명동축제·새로 시작된 압구정 축제 등과 구별하려함은 위에서 언급한 「대학가」라는 특수성에 있다.

대중적 소비공간의 성격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촌문화축제는 대학문화, 대학가의 발전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서만 올바르게 성격이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사실이 바탕이 되어 구체적인 지역적 연계 속에서 신촌의 발전을 위한 후속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때 신촌문화축제를 「공동체로서의 한마당」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지영 기자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