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기 「수단」아닌 노동의 참의미 느끼는 장으로 사전상으로 「일·노동·연구의 뜻. 본래의 직업 이외의, 임시로 하는 부직」이라 설명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은, 그리고 이화인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무엇을 목적으로, 어떤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가? 보편적으로 대학생 아르바이트에는 각종 안내원, 모니터 요원, 기업사무보조 등의 직종이 있는데, 본교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이 「중·고교생 과외지도」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과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아르바이트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보통 책값, 식사비, 교통비 등의 생활비와 그외 각자 필요한 용돈을 충당하기 위해 행해지고 있다.

권석영양(중문·1)은 『등록금도 비싼데 대학생이 되어서까지 해외여행을 하거나 사고 싶은 것이 있을때 부모님께 받아쓰기 미안하게 느껴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도 아르바이트는 학생들이 그들의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일을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학생들 스스로 사회적 경험을 통해 자립정신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전에 비해 학비가 곤란한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아르바이트를 단지 편하고 쉬우면서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자리에서만 찾으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밝히는 경향신문사 아르바이트은행 정진일과장은 『그러다보니 일반부직의 경우 시간당 2천원으로 1개월간 25일을 근무할 경우 3~4십만원인데 비해 시간당 1만 2천원~2만원을 받는 「과외지도」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선호되는 중·고교생 과외지도에도 적지않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한주에 2~3번, 한달에 약 16시간 정도를 들여 벌게되는 20~30만원의 보수가 과연 그만큼의 노력의 댓가인가 하는 것이다.

특별히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아도 가능한 일임에도 같은 시간, 동일 정도의 노동의 다른 부직에 비해 휠씬 많은 댓가를 받고 있다.

과외에 대한 보수의 정당성 문제와 함께 지적될 수 있는 것은 수입이 풍족해지게 됨으로 발생하는 대학생 과소비풍조와 그에 따른 문제점이다.

즉 「쉽게 번돈은 그만큼 쉽게 쓴다」는 말과 같이 대학생들의 넉넉한 수입은 이들을 「당당한」소비자로 만들고, 대학가의 소비문화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대학문화 자체의 변질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덧붙여 교육적인 측면에서 과외가 갖는 폐단을 들 수 있다.

비교적 단기간에 영어, 수학 등 한두 과목을 맡다보니 학교 수업이외에 또 다른 교육자의 자세로 임하기 보다는 직접적인 책임감없이 점수를 몇 점 더 올리기 위해 암기위주의 편법을 가르치는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중·고생 과외지도에 비해 수적으로는 적지만 다양한 아르바이트들도 행해지고 있다.

취업지도실의 통계에 의한면 개별적으로 주선된 과외를 제외하고 약 32%가 설문조사원, 시험지 채점은 29%, 학내근로 11%, 판촉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이외에도 전화상담, 모니터홍보, 통역, 카피라이터, 교정, 전시장 안내, 도서정리, 신문·우유배달 등이 있다.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학용품사용 성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는 김로사양(교육·2)은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지를 부탁하려니까 종종 외판원취급을 받기도 해서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준다는 일이 힘들었다」며 『그렇지만 하나의 「객체」로서 사회를 직접 경험하면서 노동한다는게 무엇인지, 돈을 번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몸으로 느꼈다』고 말한다.

또 도서관·식당 등 학내 근로학생도 상당수 있는데, 학생관 매점에서 일하는 이현진양(국문·2)은 『학내에서 근로를 하니까 학교일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무엇보다 공강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좋다』며 『상자를 나르거나 복사실에서 복사를 하면서 시간시간 땀 흘린만큼의 댓가를 받는다고 생각돼 뿌듯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힘든 근로보다는 많은 학생들이 손쉬운 과외를 선호, 선택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좀 더 풍족히 쓸 수 있는 「용돈 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아르바이트의 본질을 재고해 보아야할 것이다.

아르바이트는 대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인가, 혹은 경향신문사 아르바이트은행에서 밝힌 것처럼 면학분위기 조성과 학원안정화의 방책인가, 아니면 고학생들의 등록금을 조달하기 위한 기회인가? 개개인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동기가 다르듯이 그 의미에 있어서도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르바이트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별 의미없이 하는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험들 속에서 올바른 사회관을 세워나가고 자립의식과 노동의 참의미를 알아나갈 수 있는 계기로 위치지워져야 한다는 사실이며, 이는 아르바이트에 대한 동기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가운데에서 부터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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