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수술중」을 보고

「권위」「뒷거래」로 얼룩진 병원의 오늘은··· 「지금 수술중」을 보고 (김현양 국어국문학4) 극단 「현장」의 열한번째 공연물 「지금 수술중」이혜화동예술극장 한마당에서막을 올렸다.

공익 사업단채라는 이유로 병원노동조합이 노동 3권의 제한을 감수해야만 하는 지금의 상황을 미루어 볼때 병원 노조중심의 의료 민주화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그선도적 역할을 적지 않게 수행해내고 있다 하겠다.

몇평되지 않는 좁은 무대에서 긴의자 두개라는 간단한 소도구와 미비한 조명 시설아래 진행되었떤 이 공연은 극 단원들의 「공동 창작물」로서 또다른 의의를 가지고 있다.

특히 공연 중간에는, 공연 시작전에 미리 극중에 나오는 노랫말을 배우들이 직접 가르쳐줌으로써 관객들의 극중 참여의 기회를 높이고 관객들이 작품 찬작의도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높이고 관객들이 작품 창작의도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된다.

이극은 환자와 간호사, 간호사와 의사, 의사와 환자라는 인간관계의 복잡한 얽힘이 만들어낸 「병원」이라는 조직의 구조적 문제를 제시한다.

환자가 되기 이전엔 결코 우리에게 닫혀진 공간으로 밖에 이해될 수 없는 병원이라는 조직의 특수성 속에서, 생겨날 가능성이 있고 또 현재 생기고 있으며 그래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러한 부정적인 면모들을 직접적으로 예리하게 연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왕아녜요?」라는 극중의 대사가 말해주듯이 병원사용주들의 기계적 직업의식과 권위주의적인 면모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는데 여기서 환자는 생명과 감성을 지닌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그들 의료인의 직업상 필요악인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며 응급실에서는 돈과 목숨의 비례관계가 철저히 유관하다.

직업병으로 인한 수은 중독환자의 회사측과 뒷거래를 통한 은폐와 회피도 , 제약회사와의 비정상적 거래를 통한 작품의 질적 타락도 병원사용주의 명예욕과 물질 추구성속에 너무도 쉽게 흡수되고 만다.

이란 일련의 비윤리적 처사가 생명을 다루는 가장 인간적이어야 할 병원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하나의 아이러니며 간간이 우스개 몇마디를 사이에 두고 띄워지는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관객은 웃음뒤의 공허함 마저도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극 중에 촌극이라는 또하나의 극을 만들어 이중구조로 엮어냄으로써 더욱 그 묘미를 높여준다.

그러나 이 연극에서는 병원 조직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의 제시에 치중하고 실제로 그러한 문제들이 발생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상의 근본원인에 대해서 좀더 심도있게 파헤치지는 못했다.

넘길수없는 하나의 소재였던 간호사의 불친절에 대해서도 간호사 일 개인의 성격상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기보다 과다 업무에 기인한다는 말로 일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극의 매력이라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일비재하면서도 감추어지고 표면화되지 못했떤 병원내의 치부를 들추어 내고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 직업적 소신과 비리적 현실에서의 타협이라는 양자에서 고뇌하는 의사, 기계적 직업의식에서 점차 인간화라는 발전된 모습으로 성숙해가는 간호사, 병원 사용주측의 음모 속에서도 굳은 의지로 공청회를 사수하던 노조등 이런 긍정적인 상황들을 보여줌으로써 현재의 의료 관련 문제 해결점이 결코 전무하지는 않다는 것을 암시하여 여러제약 조건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지 못하는 지금의 병원 노조에 희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연극 막이 내린후 마련된 관객과의 토론시간에는 실제 병원 근로자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이 연극이 재현한 여러 상황들은 외부와 비교적 차단된 병원의 부분적인 비리에 불과할 뿐 전부를 포괄하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 보다 많은 의료관계인의 관람은 물론 일반인들의 적극적 관심으로 의료 민주화를 모두의 과제로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 연극을 계기로 확산되어 병원에서는 보다 큰 공익을 위해 , 노조에서는 정당한 권리를 , 환자는 고귀한 생명체로서의 권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때가 앞당겨졌으면 좋을 거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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