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민주 열사들이 죽음으로 맞서며 열어젖힌 해방구가 정권의 소위 밀가루와 지자제정국조성으로 좁혀들고 있다.

국제정세 역시 미국의 신세계 질서구상과 강대국간의 이해관계 속에 숨가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러한 상황들을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파악해내려한 여름호 계간지 에서는 주로 걸프전 이후 미국의 신세계 질서 구상과 최근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와의 상관관계를 가늠하고 그 전망을 모색하는데 주력하였다.

「동향과 전망」에서는 기획연구「미국, 소련, 아시아와 한반도」,「사상문예운동」에서는「걸프전쟁과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사회평론」은「신질서를 향한 미·독·일의 각축」을 주제로 다루었는데,「동향과 전망」「사회평론」은 정치부문, 「사상문예운동」은 경제부문에 초점을 두고있다.

한국사회연구소에서 펴낸「동향과 전망」은「미국중심의 신세계질서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미국의 신세계질서구상은 전세계적으로 군사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패권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냉전시대의 논리를 연장한 것에 지나지 않기에 장기적인 미국의 패권주도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이에대한 또 하나의 해명이「한반도 정세; 다극화 진입인가, 냉전구조 고착인가」이다.

이글에서는 미국이 이제 소련의「상대적인 지위약화」속에서 중동질서의 재편등 신세계질서를 내세우면서 패권주의적 야망을 노골화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대한반도 군사전략 역시 한반도 비핵지대화 거부를 통한 냉전체제의 고착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밝히고 이것이 걸프전 이후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것으로 풀이하였다.

「사회평론」에서는 미국의 신세계 질서구상이 걸프전에서 큰 역할을 수행했던 독일과 일본이 차지하는 역할규정의 부재가 핵심적인 문제점이라고 평가하였다.

그렇기때문에 미국은 이들을 미국중심의 신세계질서틀에 묶어내고자 고심하고 있으며 세계정치참여에 대한 독일과 일본의 요구가 N A T O와 미·일안보조약의 틀로 묶일 수 있다면, 미국의 신세계질서구상은 훨씬 힘을 갖게될것이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그것은 선진제국의 다극화경향이 반드시 국가간의 다양한 협력에 기초한 안보체제의 필요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되지는 않으며, 자국의 현실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미국구도의 군사적 안보체제의 틀과 타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하였다.

사상문예운동에서 다룬「걸프전쟁과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의 요지는 걸프전이 세계경제내 미국 헤게모니위기와 소련의 내부적 혼돈상태를 반영한 것이며 미국의 승리는 세계경제질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데 있다.

즉, 걸프전쟁이 미국경제의 산업구조나 생산성의 극적인 개선없이는 미국의 경제적 주도권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미국은 걸프전승리를 정치·군사적배경으로 삼아 미국경제의 위상을 높이기위해 우루과이라운드를 미국주도로 정립시키고자 전력을 다할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상황들이 보여주듯 우리의 이론적 대안을 더 이상 탁상공론에 그쳐서는 안됨이 명백하다.

계간지의 정세분석 역시 역사변화에 합당한 이념적인 지향을 관념적인 논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실천운동의 기반에서 마련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적인 현실에 바탕을 두고 설명되어진 이론이 가장 힘있는 이론이기 때문이다.

김유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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