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윤정·철학 1 마산에 있을 땐 고3이라해도 참으로 영화를 많이 보았었다.

그런데 막상 서울에 와선 시간적·경제적으로 여건이 안되었었고, 또 얼마겪진 못했지만 많이 왜곡되게 그려지는 TV 의 대학생활을 잠깐 잠깐 보면서 많이 굶주려 있었나 보다.

17일 우리학교 대강당에서 상연된 「어머니, 당신의 아들」은 그런 허기진 상태에서, 또한 정부의 강경한­물대포에 헬기까지 동원한­상영탄압에 대한 지대한 호기심에서 보러가게 된 것이었다.

많이도 울었다.

휴지도 제대로 없어서 콧물과 눈물이 뒤범벅이 되도록 꿈쩍않고 있었다.

왜 그렇게 감동했던 것일까? 다른 무엇보다도 바로 그것은 우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우리들의 이야기」에 면면히 흐르는 「사랑」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운동권이라는 학생이든 아니든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조국에 대한 사랑이라는 교집합을 가졌다.

어쩌면, 자신의, 혹은 친구의 얘기가 사실성있게 그려지고 있었다.

가장 크게는 어머니와 아들의 갈등을 그리면서 그 모습이 바로 나의 어머니, 조국의 어머니임을 볼 수 있었고, 우리는 이 시대의 아들 딸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는 참으로 마력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힘들었던 나의 행활에 새로운 계기가 되면서 이 땅과 어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어찌 영화를 줄거리로 대신할 수 있겠는가마는 가난한 이감상문에 여러분의 이해를 빌며 마침표를 찍는다.

대학3학년이며 교지편집위원인 인영은 학생 운동과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힘들어 한다.

결국 어머니의 뜻에 따른 삶을 걷게 되는데, 친한동료였던 상호는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는 따뜻한 말을 남긴다.

또한 노점상을 하시는 어머니는 단속반에 어쩔수없이 뒷돈을 건네주는 등, 사회적 부조리를 겪는다.

한편, 상호는 분심함으로써 이 땅을 위해 사라지고, 그 죽음을 계기로 인영과 동료들의 갈등은 폭발한다.

다시 교편에 돌아온 인영은 동료들과 함께 어우러져 건강한 대학 생활을 하게 된다.

어머니와 인영의 갈등은 다시 시작되고, 인영은 교지의 「남북한 통일정책 비교연구」라는 기획특집 관계로 지난한 수배 생활을 시작한다.

인영 어머니의 모성을 이용해 기관원은 인영의 여자 후배인 경희까지 붙잡게 된다.

결국 검거된 인영은 모진 고문을 꿋꿋이 이겨내고, 감옥을 향하게 된다.

법정에서 인영은 자신의 투쟁의 길에 대한 정당성과 지난날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의 죄(?)는 자기 양심만이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인영의 어머니는 공장주변의 식당에서 노동자들을 자식같이 아끼며 아들과 뜻을 같이하는 한 길로 들어서는데서 이야기는 끝난다.

비제도권 영화가 다소 가지고 있는 내용의 비약성과 도식적인 모습이 「어머니, 당신의 아들」에도 엿보이기는 했지만 바로 우리주변의 이야기,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가슴깊이 다가왔던 영화였다.

모든 것을 포용한 듯한 어머니의 미소가 함박 담긴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다.

끝으로 안전한 영화상영을 위해 수고해주신 이화사수대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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