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화예술제 탄압속에 어려운 행진
노동문화예술제 탄압속에 어려운 행진
  • 이대학보
  • 승인 199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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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노동절 102주년 기념 노동문화예술제
세계노동절 1백2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문화행사가 정부당국의 방해와 공연장으로 정해진 대학측의 외부단체, 집회금지 조처로 많은 진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민예총) 노동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세계노동절 1백2주년 기념 노동자 문화예술제」는 당초, 4월 26일(금) 민족문학작가회의 노동문학위원회가 주관하는 「박노해와 노동문학」에 대한 심포지움을 필두로 4월27일(토), 28일(일)의 한양대에서 「문예운동탄압 저지와 91임투승리를 위한 노래판굿 해방맞이」, 4월30일(화)서울대에서의 메이데이전야제 그리고 4일(토) 서강대에서의 「노동자·골리앗·크레인」, 역시 같은 서강대에서의 11일 「땀, 눈물과 피, 그리고 사랑」2편의 춤공연을 열어나갈 예정이었다.

이번 메이데이 1백2주년기념노동자 문화예술제는 단순한 「기념」문화공연이기에 앞서 현재 문화운동권에 가중되고 있는 정부의 탄압에 맞서 노동문화운동권내의 연대와 단결을 모색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한양대에서 열리기로 되어있던 노래판굿「해방맞이」가 6공화국 들어 문화공연으로서는 처음 원천봉쇄된데 이어 30일 서울대에서 열리기로 되었던 전야제행사 역시 학교 당국이 불허방침을 내림에 따라 학생들이 강제로 문고리를 깨고 들어가 행사가 약식으로 진행되는 등 그 상황은 어려운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한양대 공연의 겅우 모여든 관중의 10배를 넘는 수의 전투경찰들에 의해 관객의 입장이 저지되었고 그결과 양일간을 통틀어 관객동원은 1만명에도 채 못미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정부가 불허방침을 내린 노래판굿「해방맞이」는 전체 3부로 구성되어 노래와 춤, 풍물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노동해방을 향한 각 계급과 계층의 투쟁이 하나로 모아지는 과정을 담은 공연인데 공연 이틀째날에는 민족예술인들이 삭발식을 감행, 정부의 문화운동말살기도에 대한 강경한 투쟁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공연에서는 「8시간 노동」쟁취와 인간다운 삶을 외치며 노동자들이 쓰러져간지 1백2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잔업」과 「철야」가 보통명사로 여겨지고 있고 원진레이온을 비롯한 각 작업장의 살인적 환경으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우리 현실을 폭로하고 그 속에서도 사실 은폐에만 급급한 회사측을 규탄하는 집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런 잇따른 정부와 공연 장소인 대학측의 공연저지상황들로 볼때 남은 10일(금),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 풍물춤분과 「깃발」의 춤공연 「땀, 눈물과 피, 그리고 사랑」역시 그 진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예총대변인 문호근씨는 『이번 노동자문화예술제에 가해진 일련의 탄압들은 그간 진행되어오던 문화운동계 탄압의 일환임은 자명한 사실입니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민족예술인들은 각 민족민주운동세력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여 문화예술운동의 발전을 통해 현 정권에 맞서 나갈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노동자 문화예술단체협의회(이하 서노문협)의장 박인배씨가 노동자노래단 노래모음집과 『철의 노동자』테잎 등, 소위 「불법」녹음테잎을 제작·배포해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하 음반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된 사태를 비롯해 「청년」영화제작소의 「어머니, 당신의 아들」에 대한 상영금지조치,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 김하기의 「완전한 만남」등을 이적표현물로 몰아 불법압수하는 등, 현정권의 문예운동탄압들이 민주운동세력탄압의 일환으로 심각의 도를 더해 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서노문협의장 박인배씨가 당국에 제작자등록을 하지 않은채 불법으로 테잎을 복제한 혐의로 음반법에 의해 구속된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만 하는 법이념에 어긋나는 처사였을 뿐만 아니라 구속된 후에는 그 명분이었던 음반법과는 하등 관계없는 「대공과」에서 조사를 받게 하고 있어 이번 구속이 바로 정부의 문화운동탄압의 의도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문예운동에 가해지고 있는 일련의 이런 악법적용과 탄압들은 노동자의 5월 임투에 사전 쐐기를 박고 또한 노동운동의 선봉대이자 가장 대중적인 수단으로서의 문화운동일체를 철저히 탄압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결과임이 명백하다.

그러나 아무리 탄압이 거세어온다해도 노동자의 날 「메이데이」는 모순의 이 사회를 올바르게 살리려는 모든 대중과 그들의 외침을 대변해주고 이끌어주는 문화운동세력들이 함께 힘찬 투쟁을 선포하는 날이어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기에 김정환시인의 싯구처럼 「피땀의 전망과 과학적인 경로로 올것을 위해 조직하고 나아가는」우리의 한걸음 한걸음은 어떤 탄압의 세례속에서도 결코 멈추어 질수도 늦추어질수도 절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