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오늘의 정치모습도 역사의 산물이었다”
<기행문>“오늘의 정치모습도 역사의 산물이었다”
  • 이대학보
  • 승인 199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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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계답사를 다녀와서
우리 사학과에서는 3월 29, 30, 31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춘계정기고적답사를 다녀왔다.

3학년이나 되어서 새삼스레 과자랑을 하는 것이 답사를 매학기마다 가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우리과만의 독특한 학습의 연장선상에 있는 직접적인 답사의 시간이고 전체 과성원들을 하나로 묶어내 서로의 공동체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매김이기에 큰 의미를 둔다.

내가 1학년때 춘계답사로 충북·경북지역일대를, 추계로는 강원지역을 2학년이 되어선 춘계엔 부여중심의 백제문화권, 추계로는 경주중심 신라문화권으로 갔다온 이래 이번 춘계답사엔 전라남도 일대를 둘어보면서 역사란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상까지 비쳐보면서 현실의 눈으로 비판, 수렴해 미래에 투영, 재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되는 기회였다.

빡빡한 일정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송광사와 광주 망월동 참배였다.

첫날 여섯시간의 거리를 희망과 부푼 기대로 출발하여 드디어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이라는 것만 막연히 알고 있는 송광사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자상하신 총무스님의 안내로 송광사의 곳곳을 자세한 부분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고 송광사의 시초와 아울러 불교도가 존경하고 섬기는 불, 법, 승을 삼보라고 하는데 불의 통도사, 법의 해인사, 승의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을 합해 삼보사찰이라고 한다는 것외에 다른 세세한 부분까지를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불교에서의 사물, 가람배치, 건축에 있어서의 두공과 기둥의 모양에 따른 양식구분등을 알기쉽게 설명해 주셨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식사! 버스안에서의 피곤함도 잊고 처음으로 먹어보는 절에서의 나물 밥을 색다르게 느끼면서 차례대로 식판에 자기 양껏 덜어 맛있게 먹었다.

식사후 현장스님의 강연시간.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기에 조금은 타종교에 대한 거부감내지 배척감을 가졌었는데 절의 분위기와 현장스님의 강연으로 이러한 기존의 선입견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스님의 강연의 주된 내용은 투쟁, 쟁탈하지 아니하는 무쟁심과 구하지 아니하는 무구심, 과시하지 아니하는 무과심을 가지고 생명의 근원, 본질을 회복하자는 말씀이셨다.

4월 15일경에 KBS TV에서「한국의 미 - 송광사편」에 이 스님께서 출연하셔서 송광사를 소개하실 예정이고, 원불교 천주교 불죠여성수도자들의 모임 - 상도회의 이름도 이분이 지어주셨단다.

집을 떠나서의 첫날밤을 그것도 절에서 자려하니 무척 뒤척이게 되었다.

대강 눈을 붙이고 새벽예불을 3시 반부터 1시간 드리고 아침식사 후 불일암으로 올라가 고집쟁이 스님으로「무소유」외 기타 유명한 저서로 세인에게 알려져 있는 법정스님을 만나뵙고는 다음 일정 보림사, 다산논당, 백련사, 무위사를 돌아보고 다음 날은 새벽일찍 망원동에 가서 광주민중항쟁의 희생자들과 이름모를 넋들과 이한열, 이철규, 조성만등의 민주열사분들의 묘소를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한 뭉클함이나 강생적인 느낌이 아니라 그분들의 아픔을 직접 느껴보고 각자 결의를 가져가는 좋은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 일정으로 광주박물관과 금산사를 거쳐 서울에 도착하였따. 바쁜 일정과 함께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느꼈기에 답사를 다녀와서 남는 것이 유술, 유적의 잔생이거나 갱생적인 느낌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기간에 제대로 소화해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이번 답사는 소외와 편견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갈등이 분열을 낳게 되어 정치적 소외를 겪어온 전라도의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알고 밖으로는 소외를 안으로는 저항을 품어온 이런 전라도의 기질은 모두 역사적산물이고,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여 지역의 특수성이 줄어들고 있는 오늘날 안팎이 다 이런 역사배경을 다시 살펴보고 더 반성하는 것이 건전한 지역문화의 발전과 화합을 위하는 것임을 알게되었다.

그외 다산의 정치 사상과 무신집권기의 결사운동과 불상, 탑, 건축 등을 공부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답사 사후 작업으로는 답사사진전과 답사기행문 공모가 있는데 후배들의 많은 참여와 협조를 기대한다.

김종숙 사학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