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목)~ 8일(월) 예술극장 「한마당」에서 공연된 제 4회 민족극 한마당 참가작 「우리 한걸음으로」는 노동운동탄압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과 끈끈한 그들의 생명력을 담은 노동현장 마당굿이다.

마당굿이라는 형식은 70년대 대학탈춤반 출신들이 민족문화연구모임을 꾸리면서 탈춤, 민요, 놀이 등 전총문화예술의 현대적 창조작업을 벌여온 결과물로서, 마당극·마당굿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타예술장르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해왔다.

이번 공연을 창작, 연출한 놀이패 「한두레」역시 1974년 소리굿 「아구」공연이래 극장공연을 비롯, 노동자·농민·도시빈민등 기층민중들의 건강한 문화향유를 돕기위한 마당굿 공연을 벌여나왔으며 이제는 노동현장순회공연을 주요방향으로 설정해 활발한 활동을 벌여나가는 중이다.

놀이패 「한두레」의 91년 첫 공연작품인 「우리 한걸음으로」역시 풍물장단 속에 연기자들의 연기가 어우러지고 한판 춤판이 벌어지는데 「우리 문화부최고야」,「어쩌자는거야」,「이걸 먹어야 된다」,「단결투쟁 뿐이야」,「우리한걸음으로」등 전체가 다섯마당으로 구성되어있다.

87년, 88년의 폭발적인 노동운동의 대중화 성과에도 불구하고 89년, 90년의 노동운동탄압과 물가·집세 폭등등으로 위축된 노조활동, 그에 따른 노동운동침체의 심화, 산업구조 재조정에 의한 고용 불안정 문제등은 이번 공연이 제기된 주요한 우리사회의 상황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첫째마당 「우리 문화부 최고야」에서 노동자들은 동성공업 노조창립기념 체육대회를 가지고 술자리를 마련하는 가운데 서로간의 동지애를 확인한다.

그러나 둘째마당에서 이어지는 임금인상투쟁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회사측의 노조파괴책동과 라인폐쇄, 집단해고는 노동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투쟁방향설정에 따른 노조원간의 갈등은 이들을 상호불신의 골로 빠뜨리게 된다.

한편 전 노조위원장 길대가 8개월의 복역 후에 출감을 하게되고 네째마당「단결투쟁뿐이야」에서 창수는 결국 회사측과 타협을 해 길대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마지막 다섯째 마당 「우리 한걸음으로」에서는 원직복직투쟁에 나선 길대가 구속되고, 타협안에도 불구 노조간부 수배, 구속으로 이어지는 회사측의 배신은 결국 회사를 위장폐업 시키기에 이른다.

이제 창수는 깨닫게 되었다.

어떤 타협이나 양보도 있을수 없음을, 오직 그들에 맞서 싸워나가는 것만이 그들의 앞길을 헤쳐나갈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깨닫고서 노동운동의 최전선에 스스로 서게되는 것이다.

경영합리화라는 미명아래 자행되고 있는 공장이전, 라인축소, 폐업, 그에 따른 집단해고와 감원, 부당한인사, 하청계열화등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함은 물론 노조의 힘과 활동을 무력화 시키고 더 나아가 노동운동 탄압의 일환임이 여러 사례를 통하여 이미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속에서 이 작품에서는 노조파괴음모로 진행되고 있는 회사측의 하청계열화 음모에 맞서 경영인사권이 더이상 자본가의 전유물일수 없음을 그리고 노동자의 단결된 ㅎ미으로, 노동자의 자존심으로 투쟁의 대열에 서야함을 자각해 나가는 노동자의 건강하고 끈끈한 생명력이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쓰다가 버려지는 기계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창수의 외침은 곧 우리사회 천만노동현제 모두의 외침이 될것이다.

자본가가 내세우는 타혐과 화해의 길은 결코 궁극적인 「노동의 새벽」을 가져올수 없음을, 모두가 하나되어 싸워 나가는 길만이 「쓰다가 그들의 필요에따라 버려짐」이 아닌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가져올수 있음을 창수의 방황과 깨우침 속에서 우리는 알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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