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갈등 적나라하게 그려
현대인의 갈등 적나라하게 그려
  • 이대학보
  • 승인 199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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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최정선( 외국어교육과1) 하늘이 너무 높고 맑은 이 가을, 「고도를 기다리며」란 연극을 보게 된 것은 내게는 큰 수확이었다.

대학에 와서 처음 접하게 된 연극쟝르는 무수하게 대해온 영화나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배우 들의 연기의 생기발랄함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의 해서은 내게는 큰 매력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게트의 익히 알려진 희곡으로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희곡의 사상적 바탕은 실존주의이고 극의 형태는 부조리극이다.

이 극을 보고 느낀 감흥은 조직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아니, 바로 나 스스로의 자아상실을 보게되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러면서도 이런 비극적 요소를 웃음으로 포장하여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블랙코메디로, 여기서 현대인들의 자아상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극에서의 두 주인공은 늘 대화를 한다.

그러나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이것은 현대인들의 대화가 단절된 못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말이 오고가나 이 두주인공은 마치 말을 배설하듯이 내뱉고 있다.

극도의 긴장을 요구하는 이즈음의 현대사회는 서로의 마음문을 꼭꼭닫게한다.

이런 요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시간과 관심을 앗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외에 럭키와 포조 이들은 주종관계에 놓인 인물들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또, 항상 안짱다리로 절듯이 걷는 블라디미르의 불완전한 걸음걸이는 현대의 고도화된 산업사회에서 항상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현대 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현대인들의 문제와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슬픔과 가슴답답함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 극은 동시에 희망을 제시한다.

극에서 두 주이공은 항상 「고도를 기다리며」를 수없이 뇌까린다.

이것은 극한 절망적 상태애세도 영원히 안올지도 모를 고도를 기다림으로 희망을 잃지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 날아가버린 판도라의 상자에 맨바닥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것은 희망이 었던 것처럼 이 두 주인공에게도 「고도」란 어렴풋한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극은 그냥 안타까움으로만 남는 극이 아니다.

극을 보고 나오면서 나는 생각해보았다.

과연 그들의 고도는 무엇이었을까? 아니 아늬 고도는 무엇일까? 의도적이며 상투적인, 강요로 내게 내맡겨진 고도가 아닌 나의 꿈을 찾아보고 싶다.

요즈음 아름다운 풍경은 불가항력과도 같은 흡인력으로 나를 잡아 끈다.

이가을 우리들도 고도를 기다림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