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기원 「제 1회 팔도국악대전」을 보고나서

최문경(국어국문학과 1) 며칠전 국립극장대극장에서는 한국국악협회등 여러 단체가 어울려 「통일기원 팔도국악대전」을 마련했다.

민족염원인 통일기원과 민족동질성회복·국토분단으로 인한 실향인의 아픔을 온국민과 함께 나누며 민족전통예술의 위상정립 및 민족정신함양, 통일상취의지를 높이고자 마련된 이번 행사는 그 알차고도 대단한 목적에 걸맞게 무척이나 가슴벅찬 공연이었다.

친구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국립극장에 도착했을땐 온통 남과북을 상징하는 푸르고 붉은선이 어우러진 기들과 팔도명을 쓴 현수막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관객의 대부분은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었는데, 미루어짐작해 보아 꽤 많은 분들이 고향에 친지·가족들을 두고 온 실향민인듯 했다.

2시간 반이란 긴 시간의 공연은 1부 「겨레는하나요」로 시작되었다.

뼈아픈 분단의 슬픔을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며 온건한 한국인의 심성으로 품어가는 굳은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임이조무용단의 겨레의 기원을 담은 서막무용으로 막을 열고 평안도 지방민요인 수심가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노래했다.

세째 순서로 통일을 향한 우리의 밝은 기대와 염원을 새타령과 까투리타령으로 표현했고 이어 박귀희씨와 가야음병창반의 「아픔을 딛고」란 주제아래 가야금병창이 있었다.

특히 1부에서 뛰어난 연기로 관객의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분단의 극복」이란 단막극은 국토분단으로 인한 실향민의 아픔과 극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극으로 너무나도 절절한 연기에 몸이 떨려올 정도의 엄숙함을 느낄수 있었다.

김월하씨의 시조와 박동진씨의 소리로 시작된 2부는 「통일풀이」란 주제로 시나위와 도살풀이가 이어지면서 절정을 이루었는데 대금과 아쟁·장고의 시나위 가락은 민족의 정서와 혼이 담긴 한가락, 슬픔의 가락 그것이었다.

이어 도드리 장단이 중심이 되는 서도창배따라기가 있었다.

김동인의 소설로도 유명한 이배따라기는 무대에 큰배를 등장시키고 흰옷이 아낙네들과 비취빛 천의 어우러짐이 무척 인상적인 무대였다.

배따라기에 이어 뱃노래를 부를땐 몇몇 관객들은 흥에 겨워 함께 부르기도 했는데 퍽 흐뭇하고 정감있는 모습이었다.

1·2부를 통틀어 가장 화려하게 꾸며진 순서인 단막창극 심청전 순서에서는 형광에 가까운 찬연한 분홍빛의 연꽃잎의 물결과 그속에서 주홍빛 천을 휘감은 심청이의 등장으로 보는이마저 황홀경에 빠지게 만들었다.

배따라기가 평화를 노래하고 심청전이 효를 노래하는 동안 아쉽게도 시간은 꽤흘렀고 마지막 순서로 통일 축제 농악놀이가 벌어졌다.

이렇게 팔도국악대전은 국립극장 앞마당에서 「한바탕의 부대낌」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을 남긴채 막을 내렸다.

전통예술인 국악행사를 통해 민족통일을 염원하며 통일의지를 확산하여 통일의 그날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려는 시도에서 국안인 스스로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정말이지 매우 뜻있는 행사였다.

더군다나 서구 외래문화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인해 우리의 고유문화가 심히 위축되는 요즈음 판소리·민요·농악·창극·국악기관·전통무용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종합전통공연행사를 관람할 수 있었기에 너무도 기뻤다.

이러한 전통 예술공연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민족 통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다지는 자리, 청소년과 젊은 세대로 하여금 우리 전통 예술감상과 관람을 유도하는 자리로 잡혀가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통일된 마당에서 남북이 함께 어울려 이 행사를 열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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