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우무대」의 「최선생」을 보고

우리 교육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극 「최선생」은 우자신의 굴절된 교육과정을 되돌아 보게하고, 무의식중에 받아들였더 모든 불합리를 문득 깨닫게해 부끄러운 아픔을 느끼게 한다.

10월21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상연될 연극 「최선생」은 가르치는 선생님과 배우는 학생은 있는데, 참된 교육이 없고, 진실이 배제된 교실을 과감히 거부하는 최선생이 주인공이다.

『토끼와 거북이 있었는데, 늑대가 나타나 「너희들중에 경주에 지는 놈을 잡아먹겠다」고 그랬어요. 선생님은 이런 결말을 내보았어요. 토끼가 거북이를 등에 업고 함께 결승점에 도착하자 늑대가 토끼와 거북이의 협동심을 보고 부끄러워 도망쳤다고 말예요. 자, 이제 여러분도 상상력을 펼쳐 토끼와 거북이의 얘기를 꾸며보도록 하세요』 머리를 맞대고 토끼와 거북의 이야기를 연필로 꼭꼬 누르며 써내려가는 5학년 2반 어린이들. 최선생이 담임으로 있는 국민학교 5학년 2반은 아픈 교육현실을 벗어난 해방공간이며, 아이들의 창발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된 참교육의 터전이다.

교육이 병들어 있다고 누구나 공공연히 떠들면서도 막상 「내 자식만은」하며 과외교습으로 피아노, 컴퓨터, 미술학원 드응로 가차없이 자녀를 내모는 현실. 점수만능주의적인 입시편향의 기형적 교육재도에 아이들은 병들어간다.

최선생 은 이런 교육현실앞에서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을 심어주기 위해 고집스러운(?) 실천을 계속해 나간다.

성적만으로 사람됨을 평가하도록 습성 지워진 우리들에게 최선생은 군사부일체 운운하며 스승을 존경해야 한다는 당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 진실을 행한 참교육이 어떤것인지,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의 모습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현실을 과감히 거부하는 것으로, 그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땅의 스승들에게 짐지워진 책임은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노란싹수(?)를 과감히 쳐나가는 일인듯하다.

『주어진 수업만 하시오. 선생은 왜 쓸데없는 것들을 애들에게 가르쳐, 얘들을 의식화시키고 있는거요, 몸다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하시오』 『아니! 시키는 데로 하면 될것이지 뭔 말이 그리 많아?!』 신속하게 큰 소리고 흥분하는 것이 무슨 권위의 표상인양 위엄을 부리는 교장의 모습은 권위적인 일제군사교육에서 탈피하지 못한 우리 교육계의 진면모이다.

통일을 말하는 것을 이북 찬양으로 왜곡하고, 4·19를 얘기하고 가난, 소외를 바라보는 것을 빨갱이로 매도하여 학생들에게 그들이 그어놓은 정형화된 예의와 질서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만신창이 교육현실속에서 선생들은 애초에 가졌던 교육의지를 조금씩 스스로의 무덤속에 가두고「 눈칫껏 적당히 살아가기」를 생활화하며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사회의 분출하는 모든 요구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청소년들의 갈등과 비행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교육의 목표는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스스로의 체험을통해 얻는 것이라는 최선생의 지론은 다시 한번 우리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게 해준 계기를 던져주었다.

이 연극을 통해 우리도 후배들을 무슨 학원이다, 과외다 하며 비대해진 머리로 여기저기 많은 다리를 뻗은 문어처럼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지나 않은지 점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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