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레크 최교수의 「송영작품세계」

이민호(대학원 국어국문학과 2학기) 지난 18일 학관에서는 멀리 폴란드에서 찾아온 오가레크 최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오가레크 최교수는 현재 폴란드 뱌르샤바 대학의 한국학과 교수로 북한의 김일성대학에서 월북작가 송영을 연구했으며 이 연구로 폴란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연은 폴란드에서 한국학이 성립되어 온 과정의 설명과 송영의 작품세계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폴란드에 한국이 처음으로 소개된것은 1903년 폴란드 소설가의 여행기 「극동의 열쇠 한국」이 출판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이후에는 주로 북한과의 접촉에의해 여러 문학작품이 알려지게 되었고 춘향전이 「열녀춘향수절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많은 인기를 끌기도했다.

이처럼 한국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성과를 맺어 바르새바대학에는 1983년부터 한국학과가 설치되었고, 석사 과정까지 마련돼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제출된 한국과 관련된 논문은 모두 15편으로 여구가 계속 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송영은 1903년 서울에서 출생한 작가·극작가·아동 문학가로 우리나라의 첫 프로문학 운동단체였던 염군사를 결성하였으며 1925년에는 카프찍에 가담했다.

그는 「개벽」지에 소설 「선동자」·「용광로」를 발표하는등 활발한 저작을 하다가 1946년 10월 경 월북하여 이후의 북한 문학계를 주도했다.

해방후에는 대부분 희곡창작에 주력했다.

송영의 작품세계는 주로 노동자의 생활을 그리고 있으며 1920~30년대 적인 고착된 저항과 혁명의 이념성이 사건전개의 주축을 이룬다.

그는 미학적인 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으나 프로레리아 문학에서 노동자계급을 제일 먼저 등장시킨 작가였고, 카프문학인 가운데 가장 치열한 계급의식을 지닌 실천작가라는 점에서 근대 문학사에 의의를 지닌다 하겠다.

오가레크 최교수는 주로 송영의 희곡작품들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송영 특유의 과장과 예리화수법에 의한 조소와 풍자가 작품 도처에 드러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미군과의 투쟁을 그린 「강화도」·「꺾을수 없는 힘」,60년 4.3항쟁을 그린 「분노의 화산을 터졌다」에서 송영은 사실적이고 선동적으로 작가자신의 이념을 나타낸다고 보았다.

강연 후에는 참석자의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가졌다.

오가레크 최교수가 한국학에 관심을 가지게된 동기를 묻는것에서부터 카프문학 시기에 발표된 송영작품에 대해, 북한이 내리고있는 평가, 남한의 문학작품은 어떤 것을이 소개되었는지 등등 다양한 호기심이 표출되었다.

이번 강연은 한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 할애된 것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송영의 작품을 분석하는 기회가 되지 못했고, 대략적으로 소개하는 측면에서 그쳤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연구의 방향에 자의성이 결여되고 정치적 경향이 개입된듯한 인상이 들었다.

이것은 한국문학을 순수하게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는 태도일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학에 대해 다른 나라의 연자들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엿볼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폴란드의 국교수립후 폴란드내에서는 남한의 문학연구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문학뿐 아니라 남한 문학에 까지 대상의 범위가 넓혀지고 있는데 비례하여, 깊이있는 연구 성과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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