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일어서는 달." - 신동엽, <4月은 갈아엎는 달>에서, 증보판『申東曄全集』, 창작과 비평사. 봄, 사월, 많은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을 노래한 시인들은 많다.

위의 詩도 그 중에 하나다.

시대의 격동기에 많은 詩들은 대학생들의 가슴앓이를 대신했다.

이대 교정 곳곳에 피어나는 하얀 배꽃은 어떤 詩로, 노래로 우리의 가슴앓이를 대신했을까? 이대학보 1966년 4월11일(263호) 1면에는, 사월 식목일 즈음에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지도교수 · 단대 학생회장 등 이화 창립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본관 뒤편 · 비탈 잔디 · 도서관(헬렌관)앞 · 대강당 앞 · 운동장 입구 · 뒷문 여러 등지에 영원한 상징으로 배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아마도 학교 곳곳의 나무들은 그 때의 나무들이리라. "배꽃(梨花)"의 상징적 의미는 찾는 이대학보 기사도 있다.

1981년 5월25일(689호) 5면에서는 영국의 장미, 프랑스의 백합, 동양의 梅·蘭·菊·竹과는 다르지만, 순수한 마음의 흰색으로 백의민족의 가슴에 아로새겨져 왔던 넓은 의미를 상기시키고 있다.

동시에 이화의 역사적인 의미를 찾는다.

1886년 황화방(정동)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하는 기독교 정신으로 미국 스크랜턴부인에 의해 한국 여성교육의 시초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배꽃같이 순결하고 아름다우라", "배 맛같이 시원하고 좋은 열매를 맺으라"는 뜻으로 1887년 명성황후가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을 하사해, 조선왕가 황실을 상징하는 "梨花"가 이화여자대학교의 상징이 됐다고 한다.

이러한 기사를 전하고 있는 이윤임 기자는 청초 · 화려 · 靜 · 다소곳함 · 뭇 남성의 선망 대상 · 연약함 등등의 꽃으로서 이화 이미지로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교육이 얼어붙은 땅에서 휘몰아치던 無智의 비바람을 견디며 온 도전과 모색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지성과 인간애로 민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진실한 벗으로서 민족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백년의 나이테를 향해 배꽃향기 퍼지고, 역사의 시원하고 풍성한 열매가 되어야 함을 力說했다.

더 나아가 사회와 민족운동의 대열에서, 사회 불의에 항거하는 새로운 전통 창조로 나타난 이화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이화의 정신을 찾는 기사는 다음 호에 살피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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