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우리 학교 교목실장 김흥호 교수(기독교학 전공·84)

매주 일요일 오전9시∼11시, 우리 학교 중강당에서는 특별한 ‘주일 학교’가 열린다.

이 주일 학교에서는 「주역」·「법화경」과 같은 동양 고전과 성경을 각각 1시간씩 가르친다.

서양의 이성과 동양의 무위가 함께하고 예수·석가·공자·노자가 대화하는 장인 것이다.

30여 년을 이어오는 이 강의의 강사는 바로 올해 85세를 맞는 전 우리 학교 교목실장 김흥호 교수(기독교학 전공)다.

김 교수는 처음 우리 학교에 부임했을 당시 동양철학과 철학개론 등의 강의를 맡았다.

그러던 중 김활란 전 총장의 부탁으로 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개신교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그 후 우리 학교 교목실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던 특별 강의가 지금의 ‘주일 학교’로 이어진 것이다.

김흥호 교수는 “지금까지 서양 철학으로만 가르치던 기독교를 동양 철학으로 가르치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 설명했다.

동·서양의 철학이 자유로운 교섭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더 높은 사상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글의 어원을 파고 들어가 사유의 핵심을 터뜨리는 독특한 방식의 깨달음을 준다.

“‘사람·삶·사랑’이 하나로 돌아가고, ‘기’가 ‘뿜’어나오는 ‘기쁨’이 삶을 만들어 내고, ‘말’이 ‘숨’쉬는 ‘말씀’을 만나 결국 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김 교수의 가르침을 듣다 보면 그의 제자들이 왜 그를 철학자가 아닌 ‘철인(哲人)’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

삶의 지혜는 학문적 지식으로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흥호 교수는 “자신이 선 자리에서 언제‘나’·어디서‘나’·누구‘나’의 ‘나’로 자신을 세상 속에 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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